▲ 이주열 한국은행총재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를 우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 "새해 들어 불과 한 달여 사이에 기존 세계 무역 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향후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어려워지고 있는 무역 환경에 대한 대응과 준비는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 과제"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총재는 "영국에서는 1월 중순 영국의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화했고,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을 추진함과 아울러 독일·중국·일본에 대해 환율 조작을 경고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나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했다"며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40% 대로 매우 높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심리 위축으로 민간 소비 등 내수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출 부진이 곧바로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어려운 무역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기업과의 공조를 주문했다. 그는 "어려워지고 있는 무역환경에 대한 대응과 준비는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과제"라며 "상당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 인적자본을 축적해온 민간 부분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달 수출 동향에 대해 "올해 1월 수출은 3개월 연속 증가한데다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이와 같은 수출 실적 개선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수출 개선이 지속될 경우 설비투자 등 내수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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