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OCS 청년장교들을 따뜻이 품어 주었던 진해 시민들과 대한민국 해군에게 이 소설을 헌정하려"

‘흑백 북 콘서트’ 준비위원 사진 왼쪽부터 김진걸, 박영애, 주정관, 김동규, 서영화, 안성영, 신영(신기남) 작가, 송광숙, 이성봉 
‘흑백 북 콘서트’ 준비위원 사진 왼쪽부터 김진걸, 박영애, 주정관, 김동규, 서영화, 안성영, 신영(신기남) 작가, 송광숙, 이성봉 

"소설 '마요르카의 연인'을 해군 OCS 청년장교들을 따뜻이 품어주었던 진해 시민들과 대한민국 해군에게 헌정하고 싶다” 작가 신영.

[위클리오늘=감미사 기자] 작가 신영의 ‘흑백 북 콘서트’가 오는 29일 오후 6시 진해 「문화공간 흑백(舊 흑백다방)」에서 열린다.

이번 북콘서트는 신영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마요르카의 연인』이다. 특히 이번 북콘서트는 소설의 주요 배경인 진해에서 열려 큰 의미가 있다.

소설가 신영은 사실 정치인 신기남으로 더 유명하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20여 년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한동안 국민 심부름꾼을 자처했다. 그러던 그가 2019년 돌연 첫 장편소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을 들고 작가로 나섰다.

이번 소설은 신 작가가 해군장교로 6년여를 지낸 진해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과 30년 넘게 영혼 뒤편에서 만지작거리던 이야기를 장편의 서사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소설은 한반도 따듯한 남쪽 진해와 이국의 땅 스페인 마요르카를 운명의 끈으로 묶어 놓는다.

다층적인 구조를 가진 이 소설은 해군장교를 거쳐 당당한 사나이로 성장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를 오디세우스처럼 방황하며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가는 탐구자의 여행기로 봐도 무방하다. 진해에서 시작해 마요르카로 향하는 이야기 속에 신영 작가는 독자에게 문뜩 “지금 당신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화두를 던진다.

북콘서트가 열리는 29일 흑백다방에선 『마요르카의 연인』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피아니스티 한예란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쇼팽의 <즉흥환상곡>과 <녹턴>을 연주하고 소프라노 정은희가 주인공들이 만나는 순간의 설렘과 애절함을 담은 우리 가곡 <첫사랑>과 이태리 가곡 <Il Bacio(입맞춤) >을 부른다. 손님을 자처한 이도 있다. 시인 정일근은 자작시 <흑백다방>을 낭송한다.

이번 북콘서트는 흑백운영협의회와 해군OCS장교중앙회가 힘을 모았다는 점과 흑백다방이라는 장소도 의미가 깊다.

북콘서트가 열리는 흑백다방은 한국전쟁 직후에 진해 시내 8거리에 문을 연 곳으로 유치환, 이중섭, 윤이상, 서정주, 김춘수, 정진업, 김수돈, 금수현, 조두남, 나운영, 김동진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예술과 혼돈을 이야기하던 곳이다.

신영 작가는  “질풍노도의 시대, 군항도시 진해에 와 닿은 그들은 새로운 야성에 물들며 본능처럼 지성과 낭만에 목말라했다. 자연스레 이들은 흑백에 모여들었고 짙은 커피 향기와 베토벤, 쇼팽,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취해 떠나온 고향을 잊을 수 있었다. 누구라도 ‘흑백’에서 젊음을 불태웠다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곳 추억의 잔영을 모아 한 편의 서사시 같은 소설을 남기고 싶었다. 30년이 넘는 구상 끝에 ‘쇼팽의 선율 속에 흐르는 해군장교와 피아니스트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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