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저상장의 늪에 빠지면서 OECD회원국중 3년연속으로 성장률 랭킹 10위권에 머무를 것으로 우려된다. <그래픽=뉴시스>

[위클리오늘=임수예 기자]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이 OECD 회원국 중 3년 연속으로 성장률 기준 10위권에 머무를 것으로 우려된다.

OECD 가입 이후 한때 성장률 1위를 기록하며 경쟁국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우리나라가 이젠 일본식 장기 저성장을 걱정해야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2015년부터 경제성장률이 2%대로 뚝 떨어진 이후 OECD 내에서도 성장중진국으로 처져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범정부차원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5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7%로 OECD 회원국 중 10위에 그쳤다. 지난 2015년 12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지만, 2년 연속 10위권에 머무르는 부진을 이어갔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3.7%), 스페인(3.3%), 슬로바키아(3.3%), 스웨덴(3.1%), 폴란드(2.8%) 등과 비교해도 성장률이 낮은 것이다.

작년 3분기까지를 기준으로하면 유럽의 선진국인 아이슬란드(5.2%), 아일랜드(4.8%), 룩셈부르크(4.4%) 등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오세아니아주의 뉴질랜드(3.3%)와 적지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년 연속 10위권대에 그친 것은 4년 연속(2003∼2006년) 10위권에 그쳤던  2006년 이후 꼭 10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중 성장률 순위가 2006년 10위에서 2007년 8위, 2008년 6위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이던 2009년 4위, 2010년 2위까지 치솟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2011년과 2012년 각각 7위로 떨어진 뒤 2013년 6위, 2014년 4위로 반등한 것을 끝으로 2015년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수출을 중심으로 올들어 경제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2.7%) 보다 낮은 2.6%를 제시해 올해도 10위권 탈피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나라가 2%대 저성장을 올해도 이어가면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에도 뒤쳐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세계 경제는 올해 본격 회복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부진에 빠진 것이다.

실제 OECD가 작년 11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지난해 2.9% 성장한 뒤 올해 3.3%, 2018년 3.6%로 계속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큰 문제는 단순히 성장률 순위만 하락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성장 수준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980년대까지만해도 연평균 8.8%, 1990년대 7.1%대의 고성장을 구가해왔다. 2000년대 들어서도 연평균 성장률이 4.7%수준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들어서 연평균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6.5%대 깜짝 성장률을 나타낸 2010년을 제외하면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6%, 2016년 2.7% 등으로 완연한 저성장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OECD 평균치와의 격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0년에만 해도 OECD 평균에 비해 무려 5%포인트 가량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14년 1.4%포인트, 2015년 0.4%포인트, 2016년 1.1%포인트 등으로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수출부진과 조선, 철강, 자동차, 화학, 정보통신 등 주력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들어 반도체 부문의 대호황으로 수출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율 불안 등 악재가 많다. 게다가 수출시장에서 중국, 일본과의 경쟁이 갈수록 버거운 상태다.

대안은 문제에서 찾아야한다. 즉,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화된 만큼 떨어진 성장 활력을 제고하는 것 만이 이같은 저성장 기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중국, 미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을 제3세계로 다변화해 수출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우리 경제는 수출비중이 세계 어떤 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수출이 부진하면 경제가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내수 활성화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확장적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등을 더욱 확실히 추진하면 앞으로 성장률이 다소 개선될 여지는 있으나 확실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과거 IT산업의 전략적인 투자로 고성장을 질주했듯,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전략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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