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대 진입 후 고공행진...갤S8과 1Q실적호전 기대감 고조

▲ 삼성전자 주가가 총수 구속의 악재속에서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삼성전자 주식의 파워는 실질적인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지난달 17일 이 부회장이 전격 구속수감돼 삼성그룹이 패닉상태에 빠진 이후 20일이 지났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와 국민이 전방위적으로 사드보복에 포문을 활짝 열면서 '차이나리스크'로 인해 코스피의 불투명성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삼성전자 주가만큼은 쾌청한 봄날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된 지난 17일 삼성전자 주가는 0.42% 빠지는데 그치면서 그 저력을 확인하긴 했지만, 최근 증시에서의 삼성주가 흐름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삼성 주가는 ‘오너리스크’와 '사드 리스크' 속에서도 3거래일째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적어도 주가만큼은 이 부회장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은 모양새다.

삼성 주가는 창립 79년 이래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이 있던 지난달 17일 189만3000원이었으나 이후 야금야금 오르더니 지난 6월 200만원대에 첫 진입했다.

이후 3거래일 연속 200만원대를 유지하며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오전 9시35분 현재도 전일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200만원대를 지켜내고 있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도, 중국의 강력한 사드보복에도 삼성 주가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근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선 최근 IT업황과 갤럭시S8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 오너리스크가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이번의 반도체 호황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할 정도로 수급상황이 삼성에 유리하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장치산업인 반도체는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고 생산라인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수요가 늘어난다고 갑자기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낸드 플레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반도체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낸드 플래시 메모리 매출이 141억1000만 달러로 2위 도시바(78억8000만달러)를 압도하고 있고, 이런 흐름은 올해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중장기적 전망도 매우 맑음이다.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이 부각하면서 새로운 반도체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의 기반이 곧 반도체다.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도 여과없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달말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은 삼성이 작년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이후 첫 출시하는 신제품이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불량에서 비롯된 전량 리콜 및 단종으로 이미지와 자존심에 먹칠을 한 삼성으로선 갤럭시S8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바로 이점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기대수요를 높여 대박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분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주가에 선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의 평균 실적 전망치는 매출 49조6535억원, 영업이익 8조7165억원이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은 0.3% 적지만, 영업이익은 30.6% 많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 4분기에 그랬듯이 이번 1분기에도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할 개연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그러나, 온갖 악재를 딛고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삼성 내부적인 요인 외에도 외적인 이유가 작용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금융시장의 불투명성이 확대되는 시기엔 우량주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으로 인해 삼성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도 불구, 삼성의 외국인 지분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게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 삼성이 주주 환원 측면에서 배당을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막대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리기로 하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을 계속 발산하고 있는 것도 최근 삼성 주가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구속 21일만인 9일 첫번째 재판을 앞두고 있어 삼성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