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기억'

[위클리오늘신문사] 

▲신을 닮았네-18. 적과의 동침. (일러스트=이하연)
▲신을 닮았네-18. 적과의 동침. (일러스트=이하연)

어느 추운 겨울, 전 운영하던 카페를 폐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유는 건물주가 다른 사람에게 건물을 매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건물의 리모델링이라는 이유로 재계약은 하지 못했으며, 권리금은 고사하고 시설비조차 받지 못하고 카페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날따라 거센 폭풍우가 몰아칩니다.

세상에도 저의 마음에도...,

그날 새벽, 잠을 못 이루는 저에게 아내가 말을 합니다.

 

당신 이제 어떡할 거냐고?

직장생활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내의 불안한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전 그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저의 마음에 비수를 꽂습니다.

당신은 결국 실패한 것 아니냐고?

전 참다못해 아내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누가 날 실패했다고 결정했지?

난 실패하지 않았어!

실패했다고 인정할 땐, 모든 걸 포기했을 때야.

그리고 난 절대 포기하지 않아!

 

전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 후 전, 커피 기술과 열정 하나만으로, 법인을 만들었고 커피 공장을 만들었고 예술과 문학을 위한 회사를 만들었으며 분당의 가장 아름다운 호수 앞에 ‘CAFE. L’을 만들었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전 그것이 기적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전 단 한순간도 꿈을 포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저의 꿈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어느 날 아내는 저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어 나가는 당신이 정말 멋지고 부럽다고, 그리고 응원한다고.

아내는 제가 ‘하늘이 노랗다고 하면 노란색이 맞다’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동안 무척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그건 제가 볼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제가 무슨 일을 시작하고자 하면 어디서 들었는지 실패한 사례들을 들고 와, 구구절절이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이미 주변에선 제가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정적입니다.

그러나 전. 삶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모험의 연속이며 그 모험 속에 용감히 뛰어들 때 기적 역시 일어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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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성공한 사람을 모방한다고 해서 똑같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다른 사람이 실패했다고 해서 똑같이 실패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각자의 환경과 상황과 열정 그리고 경험과 지혜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위기 속에서의 간절함은 우리의 잠재능력을 최고로 끌어냅니다.

이건 경험해본 사람만이 아는 진실입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사업의 승패에 대해 확률은 말할 순 있어도, 그 결과를 확정 지을 순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강도는 자신만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자신의 노력에 대해선 솔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에 대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사실, 죽을 만큼 노력을 해서도 이루지 못한 일이라면 후회도 없습니다.

그건 이미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이기에.

 

이 층 창문으로 노을빛이 아름답게 들어옵니다.

그 빛은 파란 호수를 빨갛게 물들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큰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겠지!

 

한쪽 손에 커피를 들고 노을을 감상하고 계신 신께선 기분이 좋으신가 봅니다.

뭐!

언제나 기분이 좋으시긴 하지만 말입니다.

신께서 물으십니다.

 

“이 커피 이름이 뭐라 했느냐?”

 

“달의 기억이요.”

 

“그래?”

“이름처럼 아주 은은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구나.”

“넌!”

“참 날 닮아 재주도 좋아.”

“하하하하.”

 

▲이태완 작가
▲이태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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