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보근 기자] 여백의 미는 사유(思惟)와 변모의 가능성이다. 사유란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을 뜻한다.

동양화에서 흔히 여백의 효과를 많이 활용했는데, 여백은 그려진 대상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그 대상의 섬세한 면모를 들여다보게 한다. 즉, 대상에 초점을 두고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비어있는 공간 자체는 열린 공간으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공간이며 그 여백에 다른 대상을 그려 넣는다면 그 그림은 본래의 그림과는 사뭇 다른 작품으로 탄생될 수 있다.

새 정부의 출범은 이전 정부가 그려놓은 대한민국의 형상에 지우개를 덧대고 붓을 들어 변화하는 시대적 가치에 걸맞은 ‘대한민국’이라는 작품을 가꿔가는 것이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정부 임기 말기의 민심에 달려있으며, 새 정부의 출범도 국민의 표에 의해 선택된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이전 정부의 한계점을 섬세한 눈으로 간파하고 이를 개혁하며 부족한 사항에 대해 새로이 여백에 그려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이란 작품의 조화로운 완성도를 맞춰가는 일일 것이다.

조기대선이 확실시 되었다.

예정보다 이른 대선에 대권주자들의 공약수립부터 홍보까지 얼마나 정교하고 섬세하게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급작스런 탄핵 파동으로 서둘러 치러지게 될 대선과 새 정부의 출범에 앞서, 대권 주자들에게 시국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대안의 모색이 필시 요구된다.

‘여백을 통해 보는 시각’에서 즉, 편견 없이 비어있는 마음으로 이전 정부의 한계점을 직시하고 ‘어디서부터 개혁해 나갈 것인가’의 시발점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분열된 국론을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새 ‘대한민국’ 작품의 작업이 원활히 수행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림을 그리는 자는 그림을 감상하는 자와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완성도 높은 대한민국을 그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현 대한민국은 상처받았고 지금도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한 시비가 엇갈리면서 분열이 가중될 조짐이 엿보이며, 조기 대선이 행해질 날은 이제 불과 몇 달 여의 기간만이 남았을 뿐이다.

다음 정부는 어떠한 대한민국의 형상을 완성할 것인가. 그 형상이 국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정부의 선택을 받은 대권주자는 ‘새 그림의 만족도’를 높일 공약을 약속하여야 할 것이며, 그 초심을 잃지 않고 책임으로 지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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