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문사] 

▲신을 닮았네-19. 넌 누구니? (일러스트=이하연)
▲신을 닮았네-19. 넌 누구니? (일러스트=이하연)

전 오랜 시간 신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신을 섬기는 자들의 탐욕과 오만을 통해 신을 부정하게 되었습니다.

성직자와 신자는 갈수록 늘어났지만 세상은 아름다워지지 않았습니다.

중 일부는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며 부자들에게는 호의적이었습니다.

그들의 믿음과 사랑은 그들의 모임에서만 이루어졌으며 세상 밖으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끔 구제활동을 하거나 길거리에 나와 전도 활동을 하지만 신과 삶에 대해 진실하지 않은 그들은 모습은 저의 눈엔 모순으로만 보였습니다.

 

저 모습이 정말 신이 원하는 모습일까?

 

전 한때 신이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하지만 존재의 실질적인 증거들을 찾게 되면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깨달음을 준건 오히려 이단종교였습니다.

전 어느 날 그들의 모임 속에 앉아 슬퍼하는 신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교회의 썩은 뿌리를 보았습니다.

결국 전 기독교의 탐욕과 오만이 이단의 씨앗을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하는 신에 대한 해석이 애초에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처음 시작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오히려 진정한 참은 저 낮은 곳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도 역시 탐욕에 찌든 인간들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죽인 건 인간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신을 죽이고 습니다.

일부 종교인들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설교하고 그 대가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신은 바로 이곳에만 있다고 말합니다.

다른 곳에 가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들은 그것이 신의 뜻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신은 정말 한곳에만 있는 걸까?

종교인들은 신자들이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들은 신의 위에 서서 신자들에게 군림하고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바로 신의 이름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신자들은 그 사실에 기뻐합니다.

신이 아닌 목자에게 사랑받는 자신을...,

참으로 우습지 않습니까?

온데간데없고, 신의 권세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구속되어있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이 세상에 있는 이단들은 대부분이 정통 종교를 흉내 낸 이익집단이며 인간의 탐욕이 그것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무룩해진 저를 오히려 신께서 위로해주십니다.

 

“모두가 교만과 탐욕에서 시작된 거란다.”

“아주 오래전부터!”

“일부는 서로 이용하고 위안받으며 서로의 이익을 탐했지.”

“그러나 그들도 이미 깊은 마음속에선 진실을 알고 있었단다.”

“스스로가 참이 아닌 거짓이란 것을 말이다.”

“성직자는 나의 이름을 빌어 천국을 팔고 신자들은 그걸 산단다.”

“다들 봉사하고 선교하고 헌금하면 천국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그리고 회개하면 다 용서받는다고들 하지만 그것이 진실한 눈물이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단다.”

 

“그리고 너희들은 정작 나보다 천국을 더 사랑하지 않더냐!”

“그러나 정말 날 사랑한다면 천국은 그냥 얻어지는 작은 선물일 뿐이란다.”

왜냐하면 너희들이 날 진정 사랑할수록, 너희들은 날 닮아가기 때문이지.

“날 닮아 가기 때문이지.”

“날 닮은 너희들이 아름답고 선한 건 당연한 거 아니겠니?”

“그러므로 너희들이 있을 곳은 내가 있는 그곳밖에는 없을 거란다.”

“난 언제나 지켜보고 있단다.”

“생명의 마지막 순간, 너희들이 그 모든 것을 깨닫고 나의 곁으로 올 수 있기를…”

 

간밤에 꿈을 꾸었습니다.

 

속에서 큰 뿔 달린 악마가 나타나 저에게 거래를 요구합니다.

 

“네가 원하는 모든 걸 다 들어줄게.”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 대신 너의 영혼을 나에게 주렴!”

 

전 큰 뿔 달린 악마에게 말합니다.

 

“주고는 싶지만 내 영혼은 내 것이 아니야!”

“내 것이 아닌데 어떻게 너와 거래를 할 수 있겠어?”

 

“뭐!”

“네 것이 아니라고!”

“그럼 그것이 누구 건데?”

 

“당연히 하나님 거지!”

 

얼굴이 점차 일그러집니다.

 

“아!”

“정말 왜 다들 나타나 날 못살게 구는 건데!”

▲이태완 작가.
▲이태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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