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급성장 이어 대만 폭스콘 샤프 인수, '차이나+타이완' 영향력 커져

▲ 중국과 대만의 연합, 이른바 '차이완'이 디스플레이 강국 대한민국의 위협요인이란 지적이 디스플레이컨퍼런스에서 제기됐다. <사진=IHS제공>

[위클리오늘=방상훈 기자]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닮은 꼴이다. 제조 공정도 매우 비슷하고, 주요 사용처도 대부분 겹친다. 반도체가 각종 IT기기의 뇌라면, 디스플레이는 눈이라할만하다. 둘 다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계일등상품이란 점에서도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흡사하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독식하듯, LCD, PDP, OLED 등 각종 평판 디스플레이분야에선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이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메모리 반도체는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로 독보적인 최강국 반열에 오른 반면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는 다소 불안한 1등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2000년대 이후 줄곧 세계 1,2위를 다투며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대만, 일본, 중국 등이 호시탐탐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추격은 무섭다. 2000년대초반 당시 하이닉스 자회사인 하이디스를 인수합병하며 LCD생산에 뛰어든 중국은 막대한 시설투자와 수요기반을 바탕으로 한국을 맹추격, 턱밑까지 쫓아왔다.

비록 국내업체들이 대면적 제조기술과 생산수율 등 기술적으로는 중국을 다소 앞서있다고는 하지만, 최근들어 한국이 주도하던 디스플레이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한국과 함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게 사실이다.

더욱 위협적인 것은 중국과 대만 업체의 결합이다. 양국의 결합, 이른바 '차이완'(Chiwan) 디스플레이 연합은 국내업체들에게 대단히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이들이 함께 전략을 세우고 움직인다면 한국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 이미 중국이 사드보복의 일환으로 주요 부품 구매처를 한국에서 대만으로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치한 '2017 한국 디스플레이콘퍼런스'에서도 이같은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디스플레이 시장이 오랜기간 한국 주도로 성장을 계속 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중국과 한국 두 국가의 업체가 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과 대만의 결합하면 국내업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대만 폭스콘이 일본 패널업체 샤프를 인수하면서 자사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에 패널 공급을 중단한 예를 들면서 "대만이 실질적으로 한국 업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 자체적으로도 한국을 추월하는게 시간문제란 지적도 나왔다. 데이비드 셰이 IHS마킷 전무는 "예전 한국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한창 좋을 때 점유율이 35%였는데, 중국이 2018년 3분기가 지나면 40%로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셰이 전무는 중국 업체의 급격한 성장의 배경으로 지방정부의 공격적인 인센티브 제공, 수입 관세 증가, 인프라 확장 등을 꼽았다.

그는 "중국업체들이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 시장 상황은 2∼3년 내에 크게 변할 소지가 크다"며 "폭스콘과 샤프의 합병을 통해 등장한 '폭스콘-샤프-이노룩스' 연합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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