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고문 기술자' 이근안이 28년전 전남 여수시 거문도 유림해수욕장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이내창 당시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의 죽음에 연관돼 있을 수도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25일 SBS '그것이알고싶다'에서는 아직도 미스터리에 싸여있는 이내창씨 죽음의 실체에 대한 추적 결과를 방송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의문사 사건 중 하나인 이내창씨 죽음에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것이알고싶다' 취재 도중 만난 거문도 주민은 당시 거문도에서 전두환 정권 시절 고문 경찰관으로 악명높았던 이근안 전 경감을 닮은 사람을 목격한 주민이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

또한 거문도 인근 외딴 섬에 한 두명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 중 이근안 전 경감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거문도에 도착 직후 이내창씨가 누군가에게 쫓겨 민박집으로 도망쳐왔다는 주민의 증언도 나왔다.

'그것이알고싶다'의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안기부 직원들과 함께 거문도에 간 이내창씨가 당시 공안당국에 의해 무언가를 강요받으며 이근안에게 고문을 당하다가 사망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내창 거문도 변사체 사건은 노태우 정권 시절 대표적인 의문사 사건 중 하나다.

이내창씨는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을 지내던 1989년 8월15일 거문도의 유림 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가 주검으로 발견되기 전 지인들에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하루전 학교에서 나가는 모습이 었다.

당시 검경은 이내창씨의 사인을 단순 실족 또는 자살로 결론 지었다. 하지만 학생 운동 지도자인 이내창씨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거문도에서 목격자도 없이 사망했다는 정황 상 사인을 싸고 의구심은 그치지 않았다. 

특히 이내창씨가 거문도로 가던 길에는 정체 불명의 여성이 동행했다는 증언이 나왔고, 이 여성이 국가안전기획부의 직원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2년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의문사규명위 발표에 따르면 이내창의 거문도행에 동행한 여성인 도연주씨의 신분이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소속 직원임이 확인되었고, 이 여성의 친구로 알려진 현직 군인 백 아무개씨를 포함한 다수의 외지 남성들이 이내창 사망 시점에 거문도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안기부의 비협조로 도씨의 거문도 현지 활동 내용 등 더 이상의 진상규명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내창씨의 유해는 광주 망월동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이내창씨는 중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1986년 중앙대학교 조소학과에 다소 늦은 나이에 입학했다. 중앙대 입학 후 판화 동아리를 창립하는 등 민족 미술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학생 운동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