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적된 수주 부진 여파로 조선업계가 1분기에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대표적인 전통산업 조선, 항공, 철강 업종의 1분기 성적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철강과 조선·항공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조선·항공업계는 수주 부진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철강업계는 단가 상승에 힘입어 매출이 수직 상승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대우조선해양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논란을 심화되는 등 업종 전체가 구조조정 여파로 뒤숭숭한 조선업종의 지난 몇 년간 수주 부진의 파장이 올 1분기에도 지속, 우울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들어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잇따라 신규 수주에 성공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당장 실적에 반영되지 못해 당분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월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36.85% 줄어든 1조1851억원으로 공시한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 예상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30.95% 감소한 7조930억원대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6.52% 감소한 3040억원으로 예상되며 당기순이익은 249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1472억원을 기록, 2015년 1조5019억원 손실에 이어 또 다시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 1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루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말 삼성중공업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1단계 하향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선가하락, 강재가격상승, 구조조정 리스크, 글로벌 업황 부진 등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감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손실 1조177억원, 당기순손실 1조2829억원을 내며 벼랑끝으로 내몰린 대우조선해양은 말할 것도 없다. 금융계에서는 올해 1분기에 지난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우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조선업종 만큼은 아니지만 항공업계도 매우 우울한 상황이다. 항공업계는 해외여행객 증가로 여객수송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주력시장인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여객 급감에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기대이하의 성적표가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대한항공의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7% 늘어난 2조9170억원에 달하겠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3.3% 감소한 2155억원으로 전망했다. KTB투자증권의 대한항공 1분기 실적 전망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에 매출 1조4590억 원, 영업이익은 92억 원, 순이익 48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6.6% 증가하고 순이익은 8.0%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74.4% 감소한 어닝쇼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발 사드 후폭풍으로 여객수송면에서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1분기 전년동기 대비 3.7% 늘었고 아시아나항공은 1.6% 줄었다. 중국비중이 낮은 저가항공사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1분기에 각각 22.7%와 21.3%의 여객수송 증가율을 나타낸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조선과 항공 업계가 1분기 실적부진으로 우울한 상황인데 반해 철강업종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철강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 1분기에도 매출 고공행진으로 매우 우량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달 30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포스코대우, 포스코강판 등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7.2% 증가한 14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81.9% 증가한 1조2000억원이다.

포스코는 특히 높은 관세 폭탄이 우려됐던 후판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비교적 낮은 관세를 부과받아 향후에도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도 올 1분기 3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27.1%가 봉형강에서 나오는데 최근 높아진 봉영강 수요로 인해 호성적이 예상된다.

동국제강도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3년간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빠지기도 했던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1143억원을 달성, 5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1분기에도 선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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