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0일 무역적자 60억 달러…연간 누적 무역적자 186억 달러
반도체 및 대중 수출 감소에 무역적자 커져
무역협회 “우리나라 수출 부진, 주요국보다 심각해”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가 6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12개월 연속 적자 우려가 커졌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335억 달러, 수입은 9.3% 증가한 395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에 수입액을 차감한 무역수지는 60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으며, 연간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불과 50일 만에 186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무역적자가 확실시되면서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개월 이상 무역적자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무역적자 발생 원인은 ▲반도체 수출 감소 ▲대중 수출 감소 ▲에너지 수입 증가 등으로 풀이된다.

이달 1∼20일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9% 급감했다.

반도체에 이어 무선통신기기(-25.0%), 정밀기기(-15.6%), 가전제품(-38.0%), 컴퓨터 주변기기(-55.5%) 등 수출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29.3%), 유럽연합(18.0%), 인도(26.0%) 등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반면, 중국(-22.7%), 베트남(-18.0%), 일본(-3.1%) 등은 줄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이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과 최대 교역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무역적자 확대를 이끌었다.

수입의 경우 품목별로 원유(7.6%), 가스(81.1%), 석유제품(4.9%) 등이 늘었고 반도체(-6.1%), 정밀기기(-3.9%) 등은 감소했다.

한편 우리나라 수출 부진이 주요국보다 심각하다는 조사결과도 나타났다.

지난 1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9.9%로, 중국(-6.9%), 일본(-4.6%), 독일(-1.9%), 미국(8.2%), 이탈리아(3.3%) 등 수출 상위 6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정만기 무협 상근부회장은 “최근 수출 부진은 주요국 공통 현상이나 우리가 더 부진한 것이 문제”라며 “이는 우리 수출 산업이 중간재 위주의 경기 변동에 민감한 품목군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나 근본적으로는 2010년대 3.2%로 유지되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이 2019년 이후 2.9%로 떨어진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기적 수출 산업 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관건”이라며 “새 규제를 하나 도입하면 기존 규제 둘을 폐지하는 ‘원인투아웃 룰’이나 의원입법의 규제영향평가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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