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판매량 3배 이상 급증...금값 온스당 1300달러 진입 눈앞

▲ 한반도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있다. 국내서도 미니골드바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금값은 국제 정세에 매우 민감하다.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 금을 선호하는 현상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발 한반도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금값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가 미 대통령 북한 선제타격을 강행할 수 있다는 '4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최근 국내서도 골드바 판매가 급증세를 타고 있다. 정부가 위기설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한번 불붙은 금 사재기 열기를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국제 금 시세가 강한 상승압력을 받으며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금 판매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0.40달러(0.8%) 올라 온스당 1288.50달러를 기록했다.

김정은 정권의 핵실험 시위에 대응한 트럼프 정권의 선제타격론이 고개를 들면서 상승기조로 전환한 금값이 3일 연속 상승하며 온스당 1300달러를 목전에 둔 것이다. 북한과 시리아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한 13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금거래소(Korea Gold Exchange)에 따르면 평소 하루 평균 100개 정도 팔리던 10~100g 단위 미니 골드바가 '한반도 4월 위기설'이 불거진 이달 초부터 하루 평균 400개 안팎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바는 보통 1㎏짜리가 가장 많이 거래된다. 1㎏짜리는 개당 약 5400만원에 팔리는데 워낙 고가인데다 비상시에 보관과 운반이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이 때문에 작고 가벼운 미니 골드바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현재 한국금거래소에서 10g짜리 미니 골드바 가격은 약 55만원, 100g짜리 미니 골드바는 약 54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한반도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없어서 못파는 상황까지 연출될 조짐이다.

한국금거래소 측은 "지난주 초부터 50~60대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미니 골드바를 구매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미군의 북폭설 등 정세 불안 요인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니 골드바만큼은 아니지만 하루 평균 20개 정도 판매되던 1㎏짜리 골드바도 지난주 초부터는 하루 평균 50개 안팎으로 판매 수량이 껑충 뛰었다. 고액자산가들의 투자단위기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한국금거래소에서 14일 기준 금 한 돈(3.75g) 판매가는 22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잠잠했던 금테크도 다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한국표준금거래소 등 민간 금 거래업체들도 이에 맞춰 1g짜리 '골드스푼'과 같은 선물용 제품부터 스마트폰 크기의 1kg짜리 골드바에 이르기까지 미니 골드바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추세다.

한반도 위기설 확산에 이어 최근 국제정세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금값이 크게 뛰고 있는 것도 금 판매량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북핵문제와 함께 시리아 사태, 프랑스 대선 등이 국제 정세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1주일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에서는 프랑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 회원국) 탈퇴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극우파와 극좌파 후보가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고 있다. 영국에 이어 프랑스마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국제 금융시장의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국제 금시세는 조만간 온스당 1300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전제하며 "국내 금값과 골드바 판매량도 국제 정세불안 요인이 해소될 때까지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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