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24% 증가..."대출금리인상, 은행만 배불려"지적도

▲ 불황에도 주요 시중은행들의 올해 1분기 순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계속되는 불황으로 가계와 기업 모두가 여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도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꿈틀 거린 시장 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분위기가 겹치며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른 반면 예금 금리는 그대로 두면서 예대 마진의 폭을 벌리는 식으로 수익을 크게 올린 것이다.

경기가 좋지 않고 불확실성이 클 때 은행의 수익이 나아진다는 금융권의 공식이 이번에도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불황속에서 은행권이 차주의 부담은 외면한 채 손쉽게 돈을 벌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3일 주요 시중은행 실적 공시를 보면 4대 은행의 1분기 순익은 2조2707억원으로 1년 전(1조8376억원)보다 4331억원(23.6%) 불었다.

다만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전년 대비 1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매각에 따른 매각금액과 이연법인세 효과 등으로 1580억원을 벌었고, 우리은행은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매각으로 1706억원(세전)을 회수하며 순익이 껑충 뛰었다.

대형 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리스크 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도 일조했지만 주요 수익원인 이자수익의 성장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1조169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40억원(9.8%) 늘었다. 국민은행은 1조2642억원으로 1331억원(11.8%) 불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111억원, 439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NIM은 1.66%로 5bp(1bp=0.01%포인트), 신한은행은 1.53%로 4bp 상승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1.44%로 7bp, 6bp나 순이자마진이 올라갔다.

지난해 말부터 꿈틀 거린 시장 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분위기가 겹치며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른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자율을 보면 우리은행의 경우 대출 이자율(평균)은 지난해 연말 2.96%에서 올해 1분기 3.00%로 0.04%포인트 올랐다.

반면 예금 이자율은 1.30%에서 1.26%로 되레 0.04%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대출 평균 이자율에서 예금 평균 이자율을 뺀 예대금리차는 1.66%에서 1.74%로 0.08%포인트 벌어졌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예대금리차가 1.69%에서 1.75%로 0.06%포인트 확대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역설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고 불확실성이 클 때 은행들이 시장 변동성을 틈타 예대마진을 벌려 폭리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지고 국가 경제의 틀에서 자금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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