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안정호 기자] 인천 미추홀구 일대를 중심으로 100억대 전세보증금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건축왕의 피해자들이 최근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에서만 1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빌라가 경매•공매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자 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영정을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자 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영정을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18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34개 아파트와 빌라 총 1787세대 중 경매 또는 공매처분 된 세대는 무려 1066세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6세대는 이미 낙찰이 되면서 매각절차가 완료됐다.

261세대는 매각 기일이 잡혀있는 상태며 27세대는 공매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672세대도 매각 기일이 잡혀 있지 않았을 뿐, 경매에 넘어간 것과 다름없는 실정이다.

사실상 피해세대의 절반이 넘는 59.65%의 세대가 현재 경매 또는 공매에 넘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축왕 소유의 아파트, 빌라들은 2022년도를 기준으로 경매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매각 절차가 완료된 세대들 대부분도 같은 해에 경매로 나온 것들이다.

피해를 호소한 세대들은 사기죄 성립요건이 해당치 않는다는 이유로 고소장 제출도 애를 먹었으나 2022년 후반부터는 고소장이 가능해 졌다고 전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금 당장 중요한 건 경매 중지다”며 이는 한마디로 살 수 있는 기간을 늘려 달라는 것“이라면서 ”경매중지가 힘들다면 임차인에게 경매권 우선순위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피해 아파트 매물을 보고 항간에선 ‘알짜배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막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보호코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지 5개월여가 지났다.

정부가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동안 피해자들의 고통은 커졌고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는 경매 중지 및 연기, 긴급 주거지원, 전세자금대출기한 연장, 주택관리범의 개정 등을 요구해 왔다.

마지막으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 관계자는 “실질적 정부의 경매중지, 긴급 주거 지원 등의 실질적 대책도 중요하다”면서도 “지금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버틸 수 있는 희망이고 답이 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정부의 입장이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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