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7월 CPI,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시장 전망치(3.3%) 하회
중고차 등 가격 하락에 근원 CPI 상승률 둔화 이어가
증권가 연구원 “이번 CPI 발표로 긴축 종료 가능성 높아져”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상점가에서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상점가에서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미국 물가상승률이 전망치를 하회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긴축 종료설’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 노동부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 상승률(3.0%)을 소폭 상회한 수준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3%)보다 낮았다.

앞서 올해 6월 CPI는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오른 수준에 그친 바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물가상승률이 6월보다 높아졌다고 해서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가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도 내림세를 이어가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나타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7%로, 지난 6월(4.8%)보다 소폭 낮아졌다.

최근 3개월 근원 CPI 상승률을 연간화한 수치는 3.1%로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중고차(-1.3%), 숙박(-0.3%), 의료(-0.2%) 등이 하락하면서 근원 CPI 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7월 소비자물가 지표에 주목됐던 것은 근원 소비자물가였는데, 일단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 줬다”며 “미 연준이 원하는 2%대 물가 수준으로 완만한 속도지만 점점 다가서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수치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에 연준이 오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해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9월 미 연준이 금리동결을 단행할 가능성은 89.0%로 가장 높았으며, 11월(69.8%)과 12월(64.6%)에도 금리동결 가능성이 우세했다.

메리츠증권 이정훈 연구원은 “최근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우려 요인이지만, 현재 수준이라면 에너지 가격 기저효과 해소는 주거비 물가 둔화로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CPI 발표를 통해 연준의 긴축이 7월로 종료됐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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