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선물 가격, 배럴당 87.54달러 마감…브렌트유는 90달러 돌파
중국 경기침체, 미국 견제 등 사우디·러시아 ‘원유 감산’ 이끌어
골드만삭스 “브렌트유, 올해 말 배럴당 100달러 돌파할 가능성 있어”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국제유가가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올해 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85달러(0.98%) 상승한 배럴당 87.54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달 24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의 경우 11월 선물가격이 전날 대비 0.14% 오른 배럴당 90.60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이미 90달러대로 올라선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중국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미국 견제 등을 이유로 원유 감산 연장을 결정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사우디 에너지부는 지난달부터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 감산 정책을 오는 12월까지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 석유 수출 규모 축소를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감산 연장 결정은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에 나서 경기 회복을 도모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교적 측면에서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양국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총력전을 펼치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원유 감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블룸버그는 “사우디의 감산 연장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본격화하는 시기에 휘발유 가격을 인상할 위험이 있다”며 “사우디의 유가 상승 움직임으로 바이든의 정치적 위험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주요 산유국의 감산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올해 말 배럴당 100달러대로 재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움직임이 유가 강세 위험을 가져왔다”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파레토증권의 나디아 마틴 위겐 상품애널리스트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달처럼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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