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 35.8억 달러 흑자…수출·수입 급감에 ‘불황형 흑자’
국내여행 감소, 해외여행 증가에 서비스수지 적자 폭 확대
한은 “4분기 수출 회복에도 국제유가 오름세에 흑자 폭 감소 우려”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가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가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과 수입 모두 크게 줄어들며 ‘불황형 흑자’도 지속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19억3000만 달러)과 6월(58억7000만 달러)에 이은 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다만 이번 흑자도 전달과 같이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크게 줄어들며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수출은 504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4.8% 감소했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이며, 1∼7월 누적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2.9%(3613억1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품목별로 석유제품(-41.8%), 반도체(-33.8%), 화학공업 제품(-16.4%), 철강 제품(-12.6%) 등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5.1%), 동남아(-20.9%), EU(-8.4%), 미국(-8.1%), 일본(-6.0%) 등으로의 수출이 줄었다.

수입은 46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7% 급감해 수출의 감소폭을 크게 웃돌았다.

가스(-51.2%), 석탄(-46.3%), 원유(-45.8%), 석유제품(-40.9%) 등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수지의 경우 25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1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국내여행 수요 감소와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맞물려 여행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약 2배 수준인 14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서비스수지 적자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본원소득수지는 2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전월보다 39% 가량 급감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하반기 수출 개선 전망에도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7월 수출이 주춤했는데, 8∼9월 감소세가 둔화하다가 4분기에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유가 오름세가 계속된다고 하면 원유 관련 수입액을 늘려 상품수지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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