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PIR 26.0배…“한국 집값, 다른나라 대비 고평가 수준”
높은 집값에 가계대출 규모 급증…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104.5%
금융당국,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및 '50년 만기 주담대 제한' 등 발표

▲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우리나라 가구소득 대비 집값이 세계에서 11번째 높은 가운데 26년치 급여를 모아야 집 한 채를 구할 수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15일 세계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나라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26.0배로 조사 대상 세계 107개국 중 11위를 기록했다.

1위 시리아(86.7배), 2위 가나(78.6배) 등 개발도상국을 제외한 선진국 중에서는 홍콩(44.9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PIR은 특정 국가의 주택 가격을 가구당 연소득과 비교한 지표로, PIR 26.0배는 한 가구의 급여를 26년치 모아야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은 “우리나라 PIR이 26배라는 것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에 고평가돼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적정 수준은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 평균이나 다른 나라 수준 등 추세적으로 비교했을 때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높은 집값으로 인해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규모도 높아져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5%로, 국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임계치(80%)를 웃돌았다.

이는 주요 선진국인 미국(74.4%)과 일본(68.2%)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으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827조8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시장 불안은 완화되고, 주택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진 반면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예상보다 확대됐다”며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요인을 보면 기본적으로 주택거래가 증가하고 주택 관련 자금수요가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보면 가계대출 증가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그에 적합한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주택시장 과열 방지, 가계부채 조절 등을 위해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 중단 ▲50년 만기 주담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만기 40년으로 축소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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