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PF 손실 추정 금액 ‘최대 2.8조원’…브릿지론 만기 영향
중·소형사,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29.6%…대형사 2배 수준
증권사 PF 연체율 17.28%…6개월 만에 6.9%p 상승

▲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액이 내년 상반기에 최대 2조8000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기업평가 정효섭 책임연구원은 지난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국내 증권사 23곳의 PF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증권사의 PF 손실 규모는 2조3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까지일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기평이 증권사 PF와 관련한 부도율 및 회수액 등을 시나리오별로 계산해 분석한 결과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중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1조4000억원에서 최대 2조8000억원까지로 추정됐다.

부동산 PF는 금융기관이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차주에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로, 미래의 사업성 등을 고려해 대출을 진행하는 만큼 금리가 높고, 부동산 특성상 대출 규모도 크기 때문에 금융업권의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 중 본PF와 달리 인허가 리스크 등 다양한 위험이 존재하는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증권사 PF 손실액이 증가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연구원은 “(증권사) 브릿지론의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으로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가중된다”며 “일반증권사의 경우에는 브릿지론의 비중이 높아 비우호적인 PF업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영업이익 대비 상당 수준의 PF 손실 발생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소형사의 PF 위험 부담이 대형사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가 전체의 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8.7%로 집계된 가운데 ▲대형사 15.7% ▲중·대형사 27.5% ▲중·소형사 29.6% 순으로 나타났다.

한기평은 “대형사의 경우 익스포저 절대 규모가 가장 크지만, 자본 규모에 힘입어 PF 리스크 대비 자본완충력이 우수하다”면서도 “중·소형사는 자기자본 규모가 열위하고, 분양위험 및 준공위험, 브릿지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PF 리스크 부담이 다른 경쟁사 대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PF 연체율은 17.28%로 지난해 12월(10.38%) 대비 6.9%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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