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각) 리야드 한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식에서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윤 대통령,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 국부펀드(PIF) 부총재. (사진=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각) 리야드 한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식에서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윤 대통령,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 국부펀드(PIF) 부총재.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최근 현대차가 사우디와 현지 자동차 조립공장을 짓기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5억 달러(한화 6750억원) 규모의 자동차 반제품 조립(CKD)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23억 달러(한화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과 맞물려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이번 계약으로 해당 사업에서 얼마나 이익을 거둘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현대차의 투자금이 5억 달러나 되지만 현대차 지분은 고작 30%에 불과하고 경영권도 사우디 측이 갖는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연간 5만대를 조립할 수 있다지만 현재 현대차의 대 사우디 수출 규모는 이미 연간 약 5만대로, 12만대를 판매하는 일본 토요타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포지션인 사우디와 중동에서 얼마만큼의 추가 판매를 기록할지 예측할 수도 없다.

여기에 반제품이 완성품보다 이익면에서 적다는 점, 현대차 지분이 30%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미 손해를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더구나 사우디는 2019년 토요타 측에 동일한 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토요타는 ▲사우디 현지의 임금이 너무 높은데다 ▲시장 규모가 너무 작고 ▲현지 협력사들의 기술력이 턱없이 낮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에 현대차가 ‘퍼주기 계약’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광수 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제 사우디는 이른바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 사우디인 현지 고용) 정책으로 절대 손해보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며 “현대차가 실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외형이 전부가 아니라 그에 걸맞은 수익을 얼마나 내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특히 기업브랜드 가치가 23조원을 훌쩍 넘는 현대차가 사우디 측에 현지 상표권 사용도 동의해주는 마당이라면 너무 손해보는 장사 아니겠냐”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을 보면 현대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 계열이 동원됐는데 사우디 측과 ‘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무튼 모처럼의 기회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측은 25일 <위클리오늘>과의 통화에서 ‘투자 배분 비율’ ‘예상 이익 규모’ ‘지분 불균형’ ‘경영권을 소유하지 않은 이유’ 등 질문에 ‘기업 비밀’을 이유로 언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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