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난달 국내주식 3.1조원 순매도…3개월 연속 매도세
미 국채금리 급등, 중동 전쟁 등 외국인 자금 이탈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공매도 전면 금지,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 가능성”

▲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상장주식을 3조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장기적으로 국내증시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10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을 3조1120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6월 3조8730억원 순매도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이며, 올해 8월(1조1790억원), 9월(1조7120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611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5010억원을 팔았다.

지역별로 순매도 규모는 유럽(1조6000억원), 미주(6000억원), 아시아(1000억원), 중동(1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급등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격화 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면서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를 이끌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5.014%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70원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2300선이 무너졌으며, 코스닥 지수도 1달 만에 12% 넘게 급락했다.

아울러 전날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따라 단기적으로 국내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6일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관점에서 숏커버링(매도 주식 환매수)으로 인한 주가 상승폭 확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 시장의 투명성 저해라는 관점에서 MSCI 선진국 편입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로 숏커버링 수요에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지만, 양방향 전략이 막혀있어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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