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에 ‘코스닥 상위 이차전지株’ 변동성 급등
양극재 가격 하락 등에 이차전지株 낙폭 확대…공매도 증가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이차전지 업종, 단기적 실적 불확실성 확대”

▲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우리나라 코스닥에 상장된 이차전지 관련주의 변동성이 비트코인을 뛰어넘은 가운데 단기적으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에코프로비엠(-7.21%), 에코프로(-9.55%), 포스코DX(-4.81%), 엘앤에프(-0.94%)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위 안에 드는 이차전지 관련주가 전날 대비 하락했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저점 대비 고점 상승률은 ▲에코프로비엠 70.58% ▲에코프로 57.29% ▲포스코DX 36.61% ▲엘앤에프 49.96% 등으로 같은 기간 비트코인(5.32%)보다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최근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코스닥 시총 상위 이차전지 관련주의 급격한 가격 변동을 이끌었다.

지난 3일 기준 공매도 잔고 금액을 보면 에코프로비엠이 1조1610억원로 코스닥 종목 중 가장 많은 가운데 에코프로(1조1442억원), 엘앤에프(380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시총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5%를 상회하고 있으며,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로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숏 커버링'이 다수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해당 종목들은 올 3분기부터 ▲양극재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 축소 우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전기차 수요 감소 ▲포드, 지엠(GM)의 전기차 생산 목표 하향 및 중국 배터리 비중 확대 등에 따라 낙폭을 키워왔으며, 지속적으로 공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 6일부터 코스닥 시총 상위에 속한 이차전지 관련주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코스닥 지수도 증시 충격 완화를 위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2거래일 연속으로 발동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 이차전지가 20.4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낙폭 과대 인식과 더불어 지수 하락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이차전지 밸류체인 중심으로 급등세가 전개돼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변동성이 급등한 이차전지 관련주가 향후에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관련 분석에서 “최근 이차전지 업종 내 불거지는 전동화 속도조절, 메탈 가격 하락 이슈 등으로 단기적인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양극재 기업들의 공통된 난제는 지난 1년간 하락했던 원재료 가격 영향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 흐름은 과거 공급 병목현상 이후 하향 평준화됐다”며 “이는 후행적으로 국내 소재 기업들에 반영 중으로 내년에도 유효해 평균판매단가(ASP) 약세 및 과거 대비 낮아진 수익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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