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황현순 사장, 영풍제지 사태에 ‘자진 사퇴’ 발표
영풍제지 사태에 키움증권 4333억 손실…상반기 순이익 웃돌아
올해 5월 김익래 전 회장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자진 사퇴
“키움증권, ‘작전 세력 놀이터’ 표현 많이 나와…강력한 쇄신 필요”

▲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외경. 사진=뉴시스
▲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외경.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 CEO의 자진 사퇴가 나온 가운데 ‘주가조작 놀이터’라는 오명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키움증권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황현순 사장이 대규모 미수 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며 “오는 16일 이사회에서 황 대표의 사임 의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키움증권은 황 사장의 사퇴 의혹과 관련해 "결정된게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약 1주일 만에 황 사장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이번 황 사장 사퇴의 주요 원인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따라 발생한 4000억원대 손실이다.

영풍제지는 주가 조작설에 휘말린 이후 지난달 26일부터 거래를 재개했지만,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역대 최장 기간 연속 하한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기준 영풍제지 주가조작 혐의로 4명이 구속기소 됐으며, 영풍제지의 최대주주 대양금속 및 대양금속의 최대주주 대양홀딩스컴퍼니도 주가조작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와 달리 하한가 사태 발생 직전까지 영풍제지에 대한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했으며, 결국 5000억원 규모의 미수금 중 반대매매로 610억원만 회수해 4333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해당 손실은 키움증권의 지난 상반기 순이익(4248억원)을 웃돈 규모이다.

업계에 따르면 황 사장은 영풍제지 미수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지 않았다는 점과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점 등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느끼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지난 5월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함께 사퇴하는 등 올해에만 2명의 CEO가 주가조작 의혹 종목에 발목이 잡혀 키움증권이 ‘주가조작 놀이터’라는 오명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앞서 김익래 회장은 지난 4월 발생한 ‘SG발 폭락 사태’ 직전에 보유하고 있던 다우데이타 지분을 처분하면서 사전에 주가조작 정황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으며, 해당 논란이 확산 됨에 따라 주식 매각대금 605억원의 사회환원과 함께 회장직 및 이사회 의장직 사퇴를 발표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사 중 하나인 키움증권에서 주가조작 종목과 관련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점은 우리나라 증시 자체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여러 언론에서 키움증권이 작전 세력의 놀이터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이러한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쇄신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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