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KB금융그룹이 3년만에 지주 회장-은행장 분리경영 체제로 복귀한다. 현재 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장을 지주 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상시지배구조위원회(위원회)는 11일 회의를 갖고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신임 행장으로 허인(56) 부행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말 지주 회장 선임 권한을 가진 KB금융지주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윤종규 현 회장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하면서 겸임 체제인 지주 회장직과 은행장직을 분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인 허인 내정자는 대구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지난 1988년 장기신용은행 입행으로 금융권에 발을 디딘뒤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되자 통합 국민은행에서 여신심사본부 집행본부장, 영업그룹대표(부행장), 경영기획그룹대표(CFO) 등을 역임했다.

위원회는 "풍부한 업무 경험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비전과 변화혁신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며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호흡을 함께하면서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리딩뱅크로서의 지위 강화를 견인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발탁 이유를 전했다.

고객과 시장, 영업 현장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조직관리 리더십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게 KB금융지주 측의 설명이다.

허 내정자는 12일과 16일 국민은행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은행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검증 과정을 거쳐 16일 은행 주주총회에서 차기 은행장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열릴 KB금융지주 임시주총에 비상임이사로 추천될 예정이다.

신임 은행장의 임기는 2년으로 책임경영 체제 확립을 위해 윤종규 지주 회장의 임기와 동일하게 다음달 21일부터 시작된다.

차기 은행장이 내정됨에 따라 국민은행은 2014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 속에 촉발된 이른바 'KB사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분리 경영을 가동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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