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에쓰오일이 유해화학물질을 장기간 배출했다는 내부 직원의 고발이 나오자 사건을 덮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해당 주장이 담긴 블라인드 글을 삭제 조치하는가 하면 언론에는 “유해물질을 배출한 사실이 없다”며 '허위 제보'라는 입장이다.

지난 13일 한 제보와 직장인 블라인드 등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유해화학물질을 10년 이상 별다른 조치 없이 배출해왔다. 더욱이 회사는 악취와 오염물질 처리를 요구하는 직원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묵살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이에 ‘에쓰오일의 말뿐인 ESG 경영’이라는 비난과 함께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발표한 ESG 종합평가에서 받은 ‘A+’등급이 무색해지고 있다.

제보자 A씨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기름과 악취로 많은 직원이 십여년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동안 지속 개선을 요구했지만,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상근시키며 ‘퐁퐁 작업’만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당 논란은 ‘정유 2팀’에서 화학물질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심한 악취를 내뿜는 것에 항의하는 내부 SNS 글로 시작됐다.

한 직원이 “안전회의하는데 냄새나 죽겠다”며 “외부 기관에 신고하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압박했고 다른 직원들이 합세해 “제보하면 조업 정지감”이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이들은 “지켜본 결과 오래전부터 해오던 거라 자기들은 아무 생각 없겠지만 주변 사람들은 힘들어 한다” “신고해서 작업 못하게 해야 한다” “항의해도 개선을 안한다”며 문제 제기했다.

그러자 해당 업무 직원으로 보이는 B씨는 “누구는 몰라서 안 하는 줄 아냐”며 “하고 싶어도 못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회사 측에 책임을 돌렸다.

특히 B씨는 “우리도 이 짓 안 하고 싶다. 저마다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며 “(차라리) 이슈화하라”고 맞서는 등 회사 측 대응 부실에 직원들 간 다툼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이에 한 직원은 “시설 개선 요구를 10년 넘도록 했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작업 과정에서 하천으로 기름이 계속 유출돼 펌프 설치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예산 부족을 이유도 거부당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은 이를 세제로 닦는 정도의 작업을 지시했을 뿐”이라고도 했다.

다른 직원들은 “오래된 일인데 이제야 이 글이 올라왔다”, “밤만 되면 배출한다”, “일단 신고하자. 회사는 눈도 깜빡 안 한다” 등 사측을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쓰오일 측은 15일 <위클리오늘>에 “회사는 유해물질을 불법 배출하지 않았다”는 짤막한 답변을 문의한 지 이틀 만에 전해왔다.

‘현장에 가서 파악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현장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배출 사실은 있으나 법적 기준을 지켰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만 했다.

또한, ‘많은 직원이 악취를 호소하고 오랜 기간 개선을 요구했는데 회사가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주장에는 “아무래도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어서 일부 그런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천으로 기름이 유출된다는데 펌프도 설치하지 않는 이유’에도 역시 “그런 사실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에쓰오일의 ESG 위원회는 총 5명으로, 그중 위원장 모타즈 알 마슈크(Motaz A. Al-Mashouk) 등 4명은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지분 63.41%) 인사들이다.

ESG 위원회의 조직 목표인 ‘장기적인 가치 창출’은 주로 주주환원 등 배당 정책에 집중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실제 에쓰오일은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배당(2020년에는 순적자 7961억원, 배당 1억원)으로 약 1조1928억원을 지급했다. 아람코는 이 기간 7564억원을 받아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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