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전월 대비 0.5% 상승…4개월 연속 오름세
고환율 등 수입물가 상승 이끌어…중동 전쟁 영향은 미비
글로벌 IB, 내년 한국 물가상승률 2.4% 전망…전월 대비 0.2%p 상승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수입물가가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가운데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7월(0.2%) 상승 전환한 뒤 8월(4.2%), 9월(3.0%)에 이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통상적으로 수입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물가상승률을 전망하는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수입물가 상승 원인은 고환율에 따른 중간재 수입 물가 상승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 중간재는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3.0%), 화학제품(1.1%) 등이 오르며 전월보다 0.9%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0.8%, 1.0% 올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0.69원으로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오르고 운송장비가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 영향은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89.75달러로 전월보다 3.8% 줄었으며, 석탄 및 석유제품 수입 물가도 0.2% 감소했다.

유 팀장은 "(중동) 전쟁 발발 당시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현재 유가는 전월 평균보다 낮아진 상황"이라며 "지수 영향은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씨티,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8개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분석한 내년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4%로 전월 대비 0.2%p 상승했다.

이달 초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라며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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