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유림 기자] 일동제약의 실적부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몇 년간의 공격적 연구개발비 투자를 고려하더라도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연결기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4496억원, 영업손실 510억원, 순손실 717억원을 기록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5년간 매출액 ▲2018년 5039억원 ▲2019년 5175억원 ▲2020년 5619억원 ▲2021년 5601억원 ▲2022년 637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수익은 악화일로였다.

영업이익은 2018년 28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735억원으로 급락했다. 2019년 이후 올 3분기 누적 적자는 1747억원에 달한다.

특히 순손실 규모는 2019년부터 3분기까지 누적 3413억원이나 된다. 

나머지 지표도 나쁜 수치를 나타냈다.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06.3%나 되며 특히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당좌비율은 41.3%에 불과하다. 현금성 자산 역시 지난해 말 521억원에서 3분기 32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당장 채무상환에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회사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적자 원인으로 대규모 연구개발비를 꼽고 있다. 실제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2019년까지 매출액 대비 11% 선이었으나 2021년부터 19%대로 늘렸다. 

5년간 연구개발비는 ▲2018년 546억원 ▲2019년 574억원 ▲2020년 786억원 ▲2021년 1081억원 ▲2022년 1250억원 ▲2023년 3분기 848억원 등으로 총 5085억원에 이른다.

이에 일동제약은 이달부터 R&D 조직인 유노비아를 분할해 재무적 안정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별도기준 영업흑자가 가능하다는 이유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관해 “영업 적자는 R&D 투자비를 확대한 영향”이라며 “순손실은 전환사채 평가손실 때문으로 실제 현금흐름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실제 일동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 3분기 파생상품에서 236억여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다만 회사 측 설명과 달리 영업현금흐름은 3분기 기준 –540억원으로 지난해 말 -535억원보다 손실이 소폭 확대됐다. 
 
더욱이 이것만으론 실적부진을 설명할 수 없다. 제약업계 특성상 매출액 대비 10~15%의 연구개발비 투입은 상수라는 점에서다. 일동제약의 지난해 실적에서 업계 평균을 대입해도 최소 약 200억원의 영업적자는 불가피했던 상황이다. 

특별한 연구개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제약사의 연구개발 성과를 나타내는 무형자산 규모를 보면 올 3분기 445억원에 불과, 2018년 88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연구개발 자산은 임상 3상 이후에 반영된다”며 “회사는 아직 1~2상 단계가 많아 연구개발이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는 타 회사보다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의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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