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500대 기업 2024년 국내 투자계획 (자료=한경협)
매출액 500대 기업 2024년 국내 투자계획 (자료=한경협)

[위클리오늘=신유림 기자] 대기업 절반 이상이 아직 내년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환율과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탓이다. 

다만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는 내년 투자 확대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났다.

4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매출액 500대 기업 ‘2024년 국내 투자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131개사)의 55%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49.7%), 투자 계획이 없다(5.3%)고 답변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45.0%) 대상으로 내년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61.0%)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으며 올해보다 투자를 확대(28.8%)할 것이라는 응답이 축소(10.2%) 응답보다 많았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투자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대비 11.7%포인트 증가했으나,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 투자 확대 응답기업의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15.3%포인트 증가한 반면, 축소 응답기업의 비중은 9.0%포인트 감소했다.

2024년 투자 확대 이유와 축소 이유 (자료=한경협)
2024년 투자 확대 이유와 축소 이유 (자료=한경협)

한경협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를 미루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지만, 지난해보다 많은 기업이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투자 확대 이유에 대해서는 성장동력 확보(37.3%), 경제 전망 양호(25.5%) 등이 많았고 투자 위축 이유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26.6%) 등을 들었다.

내년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를 꼽았으며 그 외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을 지목했다.

반면, 내년도 투자 축소를 계획하거나, 투자계획이 없는 기업(미정 포함)은 그 이유로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꼽았다.

2024년 투자 리스크 요인과 투자 활성화 예상 시점 (자료=한경협)
2024년 투자 리스크 요인과 투자 활성화 예상 시점 (자료=한경협)

내년 3대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는 ▲고금리 ▲고환율·고물가 ▲세계경기 둔화가 꼽힌다. 본격적인 투자 활성화 시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전망된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은 고금리 지속(33.6%)이 가장 많았고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순이었다.

한경협은 “물가가 여전히 한은의 목표물가 수준(2.0%)을 상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기업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금리 인하와 세제지원 확대, 규제 완화로 기업 투자 환경 개선 필요

현재 기업들이 투자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시설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28.8%)였다. 그 외에도 ESG 규제와 관련 지원 부족(18.1%), 신산업 진입 규제(14.0%), R&D·시설투자 지원 부족(13.7%)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 금리 인하(28.8%),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22.6%) 등 자금사정 개선대책을 주문했고 이어 투자 관련 기업규제 완화(18.3%), 금융지원 확대(12.7%)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투자심리를 확실히 반전시킬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개선할 수 있는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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