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종가, 배럴당 69.38달러…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아
중국 경기침체 심화, 미국 원유 증산 등 국제유가 하락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사우디, 감산 실효성 의문 등에 증산 나설 수도”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국제유가가 5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대에 진입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포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9.38달러로 전날 대비 2.94달러(4.1%) 하락했다.

WTI 선물 가격이 60달러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WTI 선물 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원유 감산 결정으로 지난 9월 말 93.68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번 국제유가 하락의 주요 배경은 ▲중국 경기침체 심화 우려 ▲미국 원유 증산 등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와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양정책을 근거로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약 5%를 달성한 이후 2024년과 2025년에는 4.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A1 등급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으로 내린 지 하루 만에 중국의 경제 건전성과 향후 연료 수요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면서 국제유가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이 OPEC+의 원유 감산에 맞서 대규모 증산을 강행한 점도 국제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24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같은 기간 사우디 생산량(901만 배럴)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한편 원유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 상승을 노렸던 사우디가 다시 증산으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주도의 OPEC+의 감산 결정에도 유가 하락세가 지속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서 사우디의 원유 정책이 증산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사우디가 증산으로 선회할 수 있는 근거로 ▲원유 감산 정책 실효성 의문 ▲사우디 경제 및 재정 상황 악화 우려 ▲치킨게임 통한 미국 셰일 업체 압박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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