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순 전 금감원 부원장 vs 황의탁 SGI서울보증 전무, 최종 후보 2인
이 전 부원장, 퇴직 이틀 만에 서울보증보험 지원…‘위법성 논란’
서울보증보험, 취업 심사 승인 없이 최종 후보 선정…“절차상 논란”
“권위주의 정부 시절 ‘관치금융’ 되살아나는 듯”
“금융권, 모피아의 놀이터 우려” 반복

[위클리오늘=이수용 기자]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新 관치금융의 부활'이라는 낙하산 인사가 지속, 시장기능의 역행이라는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 관료 출신 vs 순수 내부 발탁 인사, 2인으로 압축

지난 7일 아시아경제는 [서울보증 사장 최종 후보 2인에 이명순·황의탁]이라는 제하(題下)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이명순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55세)과 황의탁 서울보증보험 전무(59세) 2인으로 추려졌다.

또한,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 심사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당국 전 간부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지원과정에서의 잡음은 물론 '모피아' 밥그릇 지키기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전 부원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거처 지난해 7월부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재직한 이후 지난달 22일 사직, 그 자리는 현재 공석(空席)인 것으로 금감원 홈페이지는 밝히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는 퇴직일로부터 3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 부서 또는 기관과의 업무 관련성이 밀접한 경우, 대상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승인을 받으면, 취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전 부원장은 지난달 22일 사직한 이후, 이틀 만에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 대표에 지원해 위법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본지> 조사 결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1월 신청분 심사 결과에는 이 전 원장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 부원장이 서울보증보험의 사장직 지원과정부터 위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만약, 이 후보가 대표로 내정·취업이 된다면 공직자윤리법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과거 나쁜 ‘관치금융’ 부활

윤석열 정부가 측근 인사들을 금융권 CEO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과거 ‘낙하산과 관치금융 부활’이라는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 이 전 부원장의 내정설도 낙하산과 관치금융 부활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우선, 검찰청 형사부 주력의 검사 출신 이복현(51세) 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6월 취임, 금융업무와 전혀 무관한 과거 이력임에도 금감원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후, 지난 2월에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회장에, 지난 3월에는 당시 ‘버티기’를 하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 정부가 언론 등을 통해 노골적 퇴진 압박,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에 각각 낙하산으로 입성했다.

당시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우리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비판 성명(3.24일)을 냈으며, 우리금융 노조도 “향후 우리금융이 모피아들의 놀이터로 전락할까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피력한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 노동조합도 지난달 이 부원장의 ‘낙하산’ 관련한 성명서에서 “모피아 카르텔이 본인들의 자리인 것처럼 행동하는 금융 모피아 등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라고 밝힌 바 있어 이 부위원장이 사장으로 최종 낙점될 경우, 노조와의 심한 갈등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공공기관 개혁을 강조했으나 전문성 없는 정치인들이 공기업 주요 보직을 차지하는 ‘낙하산 인사’는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례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던 최연혜 전 의원은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정용기 전 의원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행정학 교수인 이은재 전 의원은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에 선임됐다.

또, 경윤호 전 비서관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사장 등 전방위적 낙하산 논란이 이일었다.

이에 그간 대통령실 안에서도 “공공기관 인적 쇄신 빛이 바랬다”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상태다.

이번에는 금융권 전반으로 ‘낙하산 인사’ 확대가 예고되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어 이 부원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또 다른 지원자 황의탁 전무는 경북 상주 태생으로 1991년 서울보증보험에 입사한 이래 30년 이상 현장 잔뼈가 굵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무는 회사 내부에서 인사 등 주요 요직을 맡아왔고, 현재는 ‘영업 지원 총괄’을 3년째 이끌면서 내부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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