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인 발생 파생결합증권 6.8조원…홍콩 ELS에서만 6.2조원 발생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홍콩 ELS 87.8%…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
홍콩 ELS ‘불완전 판매’ 논란 고조…초고령자에 상품 권유 등 의혹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6.8조원 규모의 파생결합증권이 손실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대한 대규모 손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3분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녹인(손실 발생 구간)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파생결합증권(94.0조원)의 7.2% 수준이며, 홍콩H지수 관련 상품에서만 발생한 낙인 규모는 6조2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손실구간에 진입한 홍콩 ELS 상품 가운데 87.8%인 5조9000억원 규모가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투자자의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홍콩 ELS 상품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중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한 지수인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다.

통상적으로 6개월마다 기초자산의 가격을 평가한 뒤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과 수익을 조기 상환할 수 있어 단기간에 고수익 달성이 가능하지만, 기초자산이 특정 조건을 밑도는 상태(녹인)에서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홍콩H지수는 판매 당시였던 지난 2021년 이후 약 40% 가량 급락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까지 큰 폭의 지수 반등이 나오지 않는다면 조 단위 규모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날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낙인이 발생한 홍콩H지수 편입 ELS 등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향후 H지수 추이 및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불완전 판매‘ 논란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15일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은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금융기관의 홍콩 ELS 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의혹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시위 참가자들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상품 판매사는 ▲초고령자에 대한 위험상품 권유 ▲낮은 원금 손실 강조 ▲미흡한 상품 설명 등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ELS는 80~90% 확률로 정기예금보다 이자가 더 나오지만, 10~20% 확률로 50% 손해를 볼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품이다”며 “은행에서 ELS를 산 어르신들이 구조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텐데 이런 경우가 많으면 문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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