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캐나다 이어 중국 ‘호화 출장’ 뭇매
“이완용 후예들” 비난 쇄도
최정우 회장·사내외이사 16명
전세기·최고급 요리 등 관광 일정 7억~8억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위클리오늘=장우영 기자] 포스코홀딩스의 임직원과 사내외 이사들이 캐나다에 이어 중국에서도 호화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그에 따른 인적, 물적 수탈에 대한 배상금으로 설립된 ‘국민기업’의 회장과 이사들이 현지에서 황제 관광에 수억원을 지출한 의혹이 알려지자 16일 각종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는 이들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해당 글 중엔 “포스코 정신나갔다” “미친 포스코 간부들” “이완용의 후예” “즉각 강제수사에 돌입하라” 등 원색적인 표현은 물론 반일 감정이 섞인 메시지와 사정당국의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하는 글들도 있었다.

이에 사정당국은 해외 이사회를 명목으로 석연치 않은 높은 비용을 지출한 것에 칼날을 겨누고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사진=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사진=포스코홀딩스)

16일 경찰과 매일경제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해외 호화 이사회 사건을 수서경찰서에서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해 수사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의 중요도를 고려해 조만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 피고발인에 대한 소환조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포스코홀딩스의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이 담긴 고발장을 이첩 받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3일 고발장을 제출한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측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포스코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강창호)는 4일 오전 경북 포항시청에서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무산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강창호)는 4일 오전 경북 포항시청에서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무산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라며 "포스코그룹은 포항시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사진=범시민대책위원회 제공) 2024.01.04.

앞서 범대위는 포스코 임직원과 사내외이사들은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6억8000만원을 집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비용은 사규에 따라 전액 포스코홀딩스가 부담해야 하지만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POSCO-Canada)이 나눠 집행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고발장에 따르면 6억8000만원 중 포스코홀딩스가 3억5000만원, 포스칸이 3억1000만원, 포스코가 2000만원을 집행했다.

참석자들은 이사회 기간 동안 1인당 하루 평균 175만원 수준의 5성급 호텔에 묵고 미슐랭 식당 등에서 최고급 프랑스 와인을 곁들인 식사로 한끼에 2000만원대 식사를 하는 등 식대만 1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할 때는 50분 거리에 1억7000만원가량이 드는 전세 헬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사회에 참석한 현직 교수 출신 사외이사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해당 사외이사들은 차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선출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 소속이고, 차기 회장은 후추위 추천을 거쳐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 베이징 이사회에서도 똑같이 호화 출장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회장 등 사내외 이사 16명이 2019년 8월 일주일 일정의 베이징 이사회를 여는 과정에 소요된 약 7억~8억원 중 상당 부분을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최고급 호텔에 숙박하고 백두산산 송이버섯, 러시아산 털게, 최고급 와인을 곁들인 고가의 식사를 했고, 백두산 관광을 위해 별도의 전세기를 이용하고 베이징의 고급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장을 제출한 범대위는 포스코가 호화 이사회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창호 범대위 위원장은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12일 낸 입장문을 보면 진정한 반성은 전혀 느낄 수 없고 분노를 자아내게 만든 입장문”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후추위는 입장문에서 “심심한 유감을 표명하며 비판 취지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면서도 “포스코그룹 새 회장 선출을 위한 엄정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후보추천위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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