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신융융자거래 잔액 18.3조원…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홍해 사태, 북한 무력도발 등 테마주에 거래량 집중
국내증시, 하방압력 지속 우려…저가 매수세 유입 등 호재 가능성도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국내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위험성이 높은 테마주에 거래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증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8조38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20일(18조4605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대여하는 거래 방식으로, 접근성이 쉬울 뿐만 아니라 보유한 예수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어 대표적인 개인투자자의 빚투 수단으로 여겨진다.

다만 보유한 예수금 대비 높은 투자금으로 인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대규모 손실 위험이 뒤따른다.

개인투자자의 빚투 규모가 크게 치솟은 가운데, 일부 테마주에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국내증시 누적 거래량 상위 5개 종목은 ▲대한해운 ▲흥아해운 ▲SH에너지화학 ▲빅텍 ▲동방 순으로 집계됐다.

5개 종목 모두 시가총액 1조원 미만으로, 최근 발생한 홍해 사태, 미국 희토류 채굴, 북한 무력도발 등과 관련한 테마주로 엮여 거래량이 상승했다.

이 가운데 홍해 사태 관련 테마주인 흥아해운의 경우 이달 초 2600원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 17일 5300원까지 치솟으며 2배 넘게 급등한 뒤, 이날 3885원까지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증시가 겹악재로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테마주에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테마주는 언제 급락할지 모르고, 심지어 빚투할 경우 심각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내증시에 대한 하방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코스피는 연초 고점인 지난 2일 대비 8.9% 하락했고, 코스닥은 연초 고점 대비 6.4% 하락한 상황”이라며 “결국 현재 패닉 셀링 분위기를 바꾸려면 조정 원인을 제공하는 연말 랠리의 과도 인식, 4분기 어닝쇼크,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급등, 미 연준 정책 불확실성 등 이 4가지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직관적으로는 1월 말까지 주가 모멘텀 회복이 요원할 것이라는 우려를 할 수 있겠으나, 재료 선반영 경향, 패닉 셀링 이후에 자주 출현하는 저가 매수세 유입 등과 같은 주식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현시점부터는 매도 행렬에 동참하는 것은 증시 대응 전략 수립에 있어서 후순위에 놓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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