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유림 기자] 한국기업평가(KR)는 6일 쌍용씨앤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쌍용씨앤이는 이달 최대 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완전자회사 편입 목적으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와 관련한 자금부담 확대 및 상장폐지 이후 배당정책 변화 가능성 등을 반영했다고 KR 측은 설명했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쌍용씨앤이(옛 쌍용양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개매수 결정이 사모펀드인 한앤코가 쌍용씨앤이를 처분하기 위한 결정으로 본다. 올해부터 시멘트산업이 침체될 가능성이 커서다. 엑시트 상황에서는 비상장 상황이 유리하다. 한앤코 입장에서는 엑시트가 이뤄질 때까지 기업가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 자기주식 매입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 예상

전날 쌍용씨앤이는 자기주식 취득 및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단기차입금 조달 계획을 공시했다.

다음달 6일까지 쌍용씨앤이와 최대주주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쌍용씨앤이 보통주 1억25만4756주(발행주식 총수의 20.1%)를 주당 7000원에 매수할 예정으로, 필요 자금은 약 7029억원이다.

이는 공개매수 발표 전 종가인 6410원보다 9.2% 할증된 금액이다. 6일 현재 주가는 6920원으로 급등, 공개매수가에 근접했다. 만약 주가가 더 오를 경우, 응모율이 떨어져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 보유 자금은 쌍용씨앤이 1550억원,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879억원이며, 부족 자금은 단기차입(쌍용씨앤이 1800억원, 한앤코 2800억원)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이후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쌍용씨앤이 지분은 78.5%에서 89.0%로 확대된다. 나머지 지분은 쌍용씨앤이 자기주식으로 채워진다.

이번 공개매수로 쌍용씨앤이는 약 3350억원의 자금을 부담함에 따라 순차입금 규모가 약 1조6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한편, 차입금의존도(2023년 9월말 기준 40.8%)와 EBITDA/금융비용도 악화(2023년 9월말 기준 6.1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요 모니터링 요인

KR은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공개매수 진행 경과 ▲공개매수 진행 과정에서 차입금 증가 ▲공개매수 이후 배당정책 변경 등으로 인한 재무안정성 추이를 들었다.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지난 5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진행되며 잔여 주식 취득이 완료되면 쌍용씨앤이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다.

유가증권시장 시행규칙에 따라 최대주주가 자사주 포함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자진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쌍용씨앤이 역시 공개매수계획안에 따라 보통주 100%를 확보한 이후에는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쌍용씨앤이의 배당이 현금창출력의 근간이며 수취한 배당을 통해 매년 출자자들에게 유상감자를 통한 출자금 환금을 단행하고 있다.

앞서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2016년 쌍용씨앤이 지분 인수를 위해 8940억원(출자금 5001억원, 차입금 3939억원)의 인수자금을 조달했으며 이후 쌍용씨앤이 유상증자 참여 및 출자금 환금 등을 통해 총차입금이 증가했다.

실제 쌍용씨앤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9000억원의 배당을 한앤코시멘트홀딩스에 안긴 것으로 파악된다.

KR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재무부담이 다시 확대되면서 모회사 재무지원 확대를 위한 배당성향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자기주식 공개매수 이후 배당정책 변경에 따른 자금 유출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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