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유림 기자] 신도리코가 신임 대표이사에 서동규 사장을 내정하며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회사의 변혁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 대표는 삼일회계법인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를 각각 역임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는 M&A·기업실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ADT캡스, 현대증권, 팬오션 등의 매각 자문을 한 바 있다.

신도리코가 이런 IB 전문가를 영입한 데에는 수년간 내리막을 걸은 회사 사정과 무관치 않다. 신도리코는 이렇다 할 실적 대신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금융투자 수익에만 골몰해왔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신도리코는 ▲2018년 매출액 5579억원에서 ▲2019년 4270억원 ▲2020년 3358억원 ▲2021년 3219억원으로 거듭 고전했다. 2022년 3782억원으로 반등하긴 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3040억원으로 여전히 부진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9억원에서 ▲63억원 ▲-146억원 ▲43억원 ▲-22억원으로, 적자와 흑자를 오가며 추락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는 220억원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판관비를 180억원이나 대폭 줄인 효과다. 

신도리코는 직원 수를 급속히 줄이며 수익을 방어했다. 2018년 735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해 283명으로 축소됐다. 

연구개발비 또한 2018년 155억원에서 2022년 70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39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회사는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금융투자에 집중했다. 부채비율이 8%대에 불과한 신도리코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930억원, 장단기금융상품 6556억원 등 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동원능력을 보유했다.

그만큼 금융수익도 상당했다. 2019년부터 5년간 ▲134억원 ▲101억원 ▲273억원 ▲703억원 ▲500억원(‘23년 3분기 누적) 등 1700억원이 넘는 금융수익을 거뒀다. 반면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161억원에 불과하다. 정작 본업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서 신임 대표가 이 같은 대규모 현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거란 예상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ESG 경영에 따른 페이퍼리스(Paperless) 문화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오피스 관련 사업만으로는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탓이다. 

시장에서도 이런 변화 움직임에 반응,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5650원이나 급등(15.65%↑)한 4만17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동규 신도리코 신임 대표
서동규 신도리코 신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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