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권사 CMA 잔고 총액 77.5조원…역대 최고 경신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 확대 등 공모주 시장 과열 이끌어
초일가점, 파두 주가 급락 등 공모가 뻥튀기 우려도

▲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우리나라 공모주 시장에 조 단위 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공모가 뻥튀기 우려도 제기됐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증시에 케이웨더(22일), 코셈(23일), 이에이트(23일) 등 3개 종목이 신규 상장한다.

이들 종목에 몰린 증거금은 케이웨더 1조7000억원, 코셈 3조220억원, 이에이트 1조767억원 등으로 모두 증거금 규모가 조 단위를 기록했다.

특히 오는 27일 신규 상장이 예정된 에이피알의 경우 13조91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에이피알 청약 신청을 앞둔 지난 13일 증권사 CMA 잔고 총액은 역대 최대 수준인 77조518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공모주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공모주 대다수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지난해 6월 가격제한폭도 기존 90~200%에서 60~400%까지 확대되면서 이른바 ‘따따상’(공모가의 400% 상승)이 가능해진 점도 국내 공모주 시장 과열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신규 상장된 주요 종목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전일 종가 기준)은 ▲우진엔텍 418.8% ▲현대힘스 147.1% ▲이닉스 107.5% ▲스튜디오삼익 58.0% ▲포스뱅크 11.1% ▲HB인베스트먼트 6.1%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모두 희망 공모가 범위를 초과한 수준으로 최종 공모가가 결정됐음에도 대다수가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초일가점 등으로 인해 국내 공모주의 공모가가 기업가치 대비 높게 설정되는 공모가 ‘뻥튀기’ 우려도 제기됐다.

초일가점은 수요예측 첫날 주문을 낸 기관투자자에 부여되는 가점으로, 초일가점을 받은 기관은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 받을 수 있어 수요예측 첫날부터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보다 높은 가격에 많은 주문이 몰리는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대표적인 IPO 대어로 꼽힌 파두가 공모가(3만1000원) 대비 47% 가량 급락한 사례도 공모가 뻥튀기 우려를 이끌었다.

이날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대다수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크게 뛰어넘는 현상이 계속 발생하면서 기관투자자도 기업가치보다 공모주 물량 확보를 위한 초일가점 획득에 집중할 수 있다”며 “상장 이후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점도 공모주 투자자에게 불안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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