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전 선거관리위원장.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전 선거관리위원장.

[위클리오늘=이수용 기자]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경선 자동응답(ARS) 조사업체 추가 선정과 관련해 선관위원장 직을 내려놓았다.

민주당 당직자는 25일 “정 위원장은 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점이 노출되자 사퇴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첫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둔 지난 21일 돌연 사퇴했다. 그간 민주당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라고만 했다.

2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민주당 당직자는 “정 위원장은 사퇴 전날(20일), 리서치디앤에이 추가 선정 과정을 조사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당초 ARS 경선 업체를 3개에서 4개로 늘린 건 “일이 많으니 부담을 줄여주자”는 건의에 따른 것이었는데, 20일 중앙일보 보도로 석연치 않은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면서였다.

2013년 성남시 용역을 수행한 리서치디앤에이는 최근 이인영·홍영표·송갑석 등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한 ‘적합도 조사’를 옛 회사 이름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리서치디앤에이 추가 선정 논의는 투표 분과 위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이뤄졌다. 특히 업체 선정을 주도한 선관위원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선관위 바깥에서 지시를 받았지만, 누군지는 말을 못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더는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힘들겠다고 판단한 정 위원장이 다음날(21일) 오전 당 지도부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몇 차례 만류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게 복수의 당 관계자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이후 주변에도 “이건 내 명예와 자존심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18~20일 진행된 1차 경선에서도 ARS 조사업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었다. 조사 업체를 4곳으로 늘려놓고도, 실제 조사는 3곳이 실시하고 나머지 한 업체는 참가하지 않았다. 1차 경선에서 리서치디앤에이가 경선 조사를 시행한 전북 익산갑의 김수흥 의원은 25일 자신의 경선 탈락에 대해 지도부에 재심을 신청했다.

한편 리서치디앤에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이날 향후 경선 ARS 조사에서 리서치디앤에이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뒤늦게 리서치디앤에이는 배제됐지만 추가 선정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는 여전히 의혹 대상이다. 일각에선 김병기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프레젠테이션(PT) 우선순위에 오른 업체를 적절한 사유 없이 배제할 경우 오히려 불공정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김 부총장이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부총장 역시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략기획위에 그런 우려를 전했을 뿐 선관위에 직접 전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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