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우꾸라지’라고 불리며 그 동안 검찰의 수사를 보기 좋게 피해왔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4번째 위기를 맞았다.

법조계는 조사 후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만큼은 구속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9일 오전 9시 52분께 우병우 전 수석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국정원 불법사찰 관련 피의자 신분이다. 

우 전 수석은 조사실로 향하기 전 "지난 1년 동안 검찰 포토라인에 네 번째 섰다"라며 "이게 내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 게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최윤서 전 국정원 2차장,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전략국장 등과 공모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불법사찰하고, 비선보고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했는지, 비선보고에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배제 명단(블래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적용해 2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의 주요 관련자 중 구속영장이 기각된 몇 안되는 피의자 중 한명이다.

다만 국정원 수사에 있어서만큼은 구속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법조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추명호 전 국장을 수사하며 공직자 사찰, 우 전 수석에 대한 비선보고 의혹 등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우 전 수석의 해당 지시를 이행했다고 판단된 추 전 국장은 현재 구속기소 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추 전 국장의 구속 이후 검찰은 우 전 수석의 서울대학교 법학과 84학번 동기인 최윤서 전 차장을 26일 소환 조사했다. 조사 과정에서 최 전 차장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우 전 수석 구속을 위한 조사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24일 저녁에는 우 전 수석의 휴대전화와 차량을 기습 압수수색했다. 현직 검찰 간부가 우 전 수석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러 혐의로 1년간 이어지는 우 전 수석과 검찰의 싸움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번에도 구속에 실패한다면, 1년간의 수사에도 우 전 수석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책임을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