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행정 최일선 조력자
주민과 행정간 가교역할

경남 위클리오늘 윤진구 기자

[경남 위클리오늘=윤진구 인턴기자]  영화 '이장과 군수'2007년 개봉한 장규성 감독의 정치 풍자 코미디 영화다. 유명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이 영화에서 과거 만년 반장과 부반장에서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위치로 재회하며 사사건건 충돌한다.

인생 역전이라는 반전으로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더하기도 하지만, 고향 발전을 위해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혐오기피 시설인 방폐장을 유치하려는 군수의 소신에 감동을 주기도 한다. 아무튼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현실에서도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선 이장과 군수가 여러 이슈에 따라 대립하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장은 지방자치법 제7조제6항에 의거 동법시행령 제81조에서 임명에 관한 사항을 명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조례로 이장에 관한 임무, 복부, 보수 등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장은 행정의 최일선에서 지역주민과 행정기관과의 가교역할을 하는 중요한 위치다. 조례 등에서 규정하는 사무 외에도 마을규약 등에 따른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이런 노고 때문에 이장 처우에 관한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장의 입지는 마을 규모나 지자체 여건에 따라 다르다. 이장 출신으로 군수, 도 지사, 장관, 국회의원까지 입신양명(立身揚名)하며 이장의 위상을 높이고 등용문(登龍門)까지 만든 이도 있다.

반면 일부 이장은 각종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마을회계 부정 등으로 무리를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이장과 군수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군수 선거에 공을 인정받은이장은 군수와의 밀월(蜜月)관계로 각종 단체장으로 나서거나 공무원들 위에 군림하며 행정질서를 무너트리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이장님을 잘 모셔라라는 말이 돈다. 실제로 이장 복지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한 표가 아쉬운 선거에서 이장들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만나 표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장의 노고에 대한 처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이를 선거에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이장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행정지도도 철저히 이뤄져야겠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했다.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고, 국가의 주인으로서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정선거로 무능력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종종 지켜봐 왔다. 자질이 부족한 리더는 그 조직을 망하게 한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은 몇십 몇백 배 많은 왜군을 상대로 18승을 거두며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던 조선 수군이었지만, 무능력한 원균이 이끄는 단 한번의 출전으로 모든 수군이 궤멸당하는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이가 50대 후반 시골 출신 중년들이라면 이장에 대한 정겨운 추억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사랑방에 마을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마을 대소사를 의논하던 모습들, 이젠 그런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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