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유림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무역이 최근 영업부진에 더해 일부 네티즌들의 불매리스트에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영원무역은 의류와 운동화, 자전거 등을 생산하거나 OEM 납품, 유통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증권가 분석 등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 감소한 3조604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4%나 줄어든 639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30.5%나 급락한 5166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이 특히 발목을 잡았다. 4분기 매출액은 7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0%나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8%나 감소한 814억원에 그쳐 당초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결산보고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OEM 부문 매출액 4517억원(전년 동기 대비 -24.5%), 영업이익 785억원(-48.0%), 스캇(SCOTT) 부문(자전거) 매출액 2584억원(-32.8%), 영업이익 1억원(-99.6%)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을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실적하락에 대해 “글로벌 의류 소비 업황이 침체한 영향으로 고객사의 재고 조정 사이클이 지속되었다”며 “스캇 부문은 글로벌 자전거 수요 둔화에 과잉 재고 문제가 겹쳐 실적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스캇 부문은 스위스 소재 자전거 제조사로, 영원무역이 2013년 첫 지분매입한 데 이어 2015년 지분 50.0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회사다. 

인수 당시 5000억원대 매출액은 지난해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내내 할인판매를 진행한 데다 재무구조가 열악해 영원무역은 지난해 말 2712억원의 자금을 대여하기도 했다. 스캇의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294%에 달한다.

영원무역의 올해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OEM 부문의 경우 ▲전방 업황 둔화 지속 ▲ASP 하락 ▲실적 기저 효과 ▲방글라데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지난해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캇은 자전거 수요 침체와 재고 축소를 위한 할인판매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이 전망됐다. 

특히 스캇의 재고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과 자전거 산업 특성상 매년 새로운 시즌이 도래한다는 점에서 이미 진부화된 작년 재고에 대한 고강도의 할인판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주가 방어를 위해서는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회사의 배당성향은 평균 10%대로, 동종업계가 최하 20%에서 최대 80%의 배당성향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어서다.

하지만 영원무역 측은 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영원무역은 지난 8일 주당 1300원, 총액 570억여원의 배당금 지급을 공시했다. 지난해에는 주당 1530원, 총액 671억여원을 배당한 바 있다. 

한편, 영원무역의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의 최근 행보가 주주와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집중 뭇매를 맞고 있어 논란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건국전쟁’과 관련된 것으로, 자사 직원들에게 ‘영화 관람 인증 시 1인당 5만원 지원’을 공지한 바 있다.

이에 주주들과 누리꾼들은 “어떻게 기업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치편향을 드러낼 수 있냐”고 질타하고 있다.

또 “회사가 오너의 정치적 신념을 직원들에게 반강요하는데 어느 투자자가 회사를 믿고 투자하겠느냐”며 “정말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Patagonia, SCOTT SPORTS KOREA 등과 관련해 불매운동을 선언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