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찍겠다는 사람들도 장 한번 보면 한숨”
[위클리오늘=이수용 기자] 매일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국민의힘의 총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체 지역구 254석 가운데 122석이 걸린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민심이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후보자들 사이에선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 속에 ‘한강 벨트 수복’ 기대감이 나왔던 1~2주 전과는 민심이 달라졌다는 것. 수백 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 출마자들에게는 발에 불똥이 떨어진 셈이다.
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은 통화에서 “서울만 보면 ‘큰일 났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야당은 종북 논란이 됐던 비례 후보를 사퇴시키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데 여당은 뚜렷한 정책이 안 보인다는 이야기를 유권자들에게 듣는다”고 했다.
서울 강북 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는 “손을 잡아주던 유권자들도 이제는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너희(여당)는 뭐하고 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특히 ‘실용 투표’를 하는 중도 유권자 사이에서 물가 등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2월 신선 식품 지수는 전년보다 20% 급등했다.
인천 지역의 한 출마자는 “물가가 너무 올라 ‘장 한번 보고 나면 2번(국민의힘) 찍으려다가도 한숨 나온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런 불만을 파고들며 일부 국민의힘 후보 사무실 앞에 ‘사과 한 개 5천원. 못 살겠다. 민생파탄’ 현수막을 걸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한동훈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나경원·안철수·원희룡·윤재옥 등 4명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두는 일명 '베테랑 선대위'를 꾸려 총선 체제를 정비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위기론이 여전한 만큼 서울(나경원), 경기(안철수), 인천(원희룡) 등 각 지역의 대표 주자를 앞세워 민심을 움직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