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계약대출 잔액 71조원…‘역대 최대’ 규모
보험 해약건수 1292만2000건…전년 대비 126.8만건 증가
오기형 의원 “정부의 서민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 추진 필요”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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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지난해 70조원을 돌파하면서 서민금융 공급 확대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말(68조원) 대비 3조원 늘어난 규모이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 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받는 상품으로, 생애주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보험을 담보로 하는 점과 저신용자도 상대적으로 간편한 대출 심사와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점에서 ‘불황형 대출’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보험약관대출 증가는 높은 금융 취약계층 비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7일 '국내 보험사 대출채권의 잠재 위험 요인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차주 수 기준으로 보험사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3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로, 고금리에 따른 부실 가능성이 큰 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에 보험 자체를 해약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합계 보험 해약건수는 지난 2021년 1146만6000건에서 2022년 1165만4000건, 2023년 1292만2000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날 오기형 의원은 "보험약관대출과 보험 해약의 증가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가 서민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도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발표한 ‘2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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