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목발 경품’ 정봉주 이어 '조수진 논란'에 '곤혹'

'성범죄 변호' 논란을 일으킨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조수진 변호사(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투브 알릴레오 캡처
'성범죄 변호' 논란을 일으킨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조수진 변호사(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투브 알릴레오 캡처

[위클리오늘=이수용 기자] 4·10 총선 강북을 후보로 ‘DMZ 목발 경품’ 논란으로 공천 취소된 정봉주에 이어 ‘강간, 피해자 다움’ ‘성폭행 가해자의 인권변호사’ 논란을 일으킨 조수진 변호사도 22일 더불어민주당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북을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후보로 확정된 지 사흘 만이다.

조 변호사가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안으로 새로운 후보를 공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조 변호사가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것은 변호사 시절 다수의 성폭력 피의자를 변호했다는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장기화될 경우 이번 총선 판세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사퇴는 없다’는 취지를 고수하던 조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국민들께서 바라는 눈높이와는 달랐던 것 같다”며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더 이상의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했다.

조 변호사는 경선에서 박 의원을 이긴 뒤로 성폭력 피의자를 변호한 이력이 확인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조수진(왼쪽) 강북을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3.20.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조수진(왼쪽) 강북을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3.20. 뉴시스

정치권에 따르면 조 변호사의 성범죄 변호 이력과 논란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A양(11살 추정)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은 체육관 관장을 변호했다.

피해 아동은 2017년 관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성병까지 얻었는데 3년이 지나고 피해를 털어놓으면서 수사가 뒤늦게 진행됐다.

2022년 30대 여성 환자를 성폭행한 한의사를 변호한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진료실 내 간호사에게 알리지 않는 등 ‘피해자다움’이 부족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변호했다.

이 밖에도 술에 취한 19세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 여성 208명의 몰카를 찍고 음란물 사이트에서 촬영물을 다운로드 받은 남성 등 적지 않은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밖에도 조 변호사가 노동자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를 변호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후보는 2020년 노동자 수십 명의 임금 약 11억 원을 체불한 제조업체 사업주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

조 변호사의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조 후보의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며 “입법기관의 공직자가 되기에 자격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조 변호사가 여성으로 25% 가산을 받은 점에 대해 “여성 후보 가산 제도는 국회의 여성 과소대표의 현실을 극복하고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여성인권 활동가들이 노력한 결과물이지, 성폭력 피의자 전문 변호사의 입신을 위한 디딤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국 146개 단체로 이뤄진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도 “‘강간 통념’, ‘피해자다움’에 관한 편견은 성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가볍게 하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어렵게 한다”며 “이러한 통념과 편견을 활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조언하는 인물은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성평등 관점의 공천기준이 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수진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제대로 된 인물을 공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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