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지난해 5559억원 순손실…9년 만에 적자 전환
예대금리차 감소, 대손충당금 적립 등 적자 이끌어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전년 대비 약 2배 급증
저축은행 BIS 비율 ‘역대 최고’…“뱅크런에도 충분히 대응”

▲ 지난 21일 열린  '2023년도 저축은행 영업실적 설명회’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 가운데)이 실적 관련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현태 기자
▲ 지난 21일 열린  '2023년도 저축은행 영업실적 설명회’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 가운데)이 실적 관련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현태 기자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9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가운데 위기대응응 능력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1일 ‘2023년도 저축은행 영업실적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저축은행 79개사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은 5559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간 이후 첫 번째 적자이며,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5622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줄었다.

이번 적자의 주요 원인은 ▲예대금리차 감소 ▲적극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풀이된다.

먼저 저축은행은 지난 2022년 금리 상승기에 레고랜드 사태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고금리 수신(예·적금)을 유치함에 따라 이자비용이 2조4331억원(전년 대비 약 1.8배) 증가했다.

다만 기업대출 대부분이 고정금리로 구성된 저축은행의 특성상 여신금리 상승이 수신금리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며 예대금리차는 전년(6.0%p) 대비 1.3%p 감소한 4.7%p까지 줄었으며, 이자수익은 1조920억원 증가에 그쳤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변동금리 상품이 많은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기업대출의 경우 대부분 1년짜리 고정금리"라며 "이자비용이 올라도 대출금리에 즉각 반영해 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손실흡수능력 제고 요구에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한 3조8731억원을 적립했다.

건전성과 관련해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3.41%)보다 2배 가까이 올랐으며, 같은 기간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7.72%로 3.64%p 증가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경기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받는 취약계층인 서민, 중·소상공인을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고,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등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편 저축은행은 실적 감소 및 연체율 상승에도 자기자본 및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높은 유동성 비율, 중앙회와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 등을 근거로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의 BIS 비율은 14.35%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으며, 유동성 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각각 192.07%, 113.89%로 모두 법정기준(100%)을 초과하고 있다.

오 회장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해도 저축은행 자체 유동성과 중앙회의 유동성 공급, 외부 크레디트라인,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수신 추이와 금리변동 상황 등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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