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소환’ 검토 대장동 재판…李 법정 출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6.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6. 뉴시스

[위클리오늘=정호연 기자] 정치적 이유로 재판에 지연 출석 및 불출석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재판에 출석했다. 다만 코로나19에 확진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건강 악화로 오후 재판은 진행되지 않았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제가 없더라도 재판 진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변론 분리 등을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재판 불출석 시 구인장 발부를 시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17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참석과 지역 선거유세 등을 이유로 재판에 늦게 참석하거나 아예 불출석하며 재판이 연기됐었다. 지난 19일 진행된 공판에서는 이 대표의 출석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강하게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직접 발언을 통해 재판부에 변론 분리를 다시 한번 요청했다. 이 대표는 "사실 저는 검찰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저의 반대신문은 끝났고, 정진상 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만 있는데 제가 없더라도 재판 진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절차는 제가 정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피고인에 대해 변론 분리를 왜 안 하는지는 (이미) 설명드렸다"며 이 대표의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증인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정 전 실장 측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지난 주말 사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유 전 본부장은 재판에 나왔지만, 오후 들어 컨디션 난조로 증인신문이 진행되지 못했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조기에 종료되자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총선 이후로 공판기일을 잡아달라며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인은 "다른 것도 아니고 총선인 데다가 선거운동 기간에 재판기일을 잡는다는 것은 다른 사건, 다른 정치인들의 사례에 비춰봐도 불리하다"며 "여당(국민의힘) 나경원 후보 같은 경우에도 재판이 몇 년간 공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피고인은 본인이 후보자 지위뿐 아니라 당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선거 직전까지 재판 기일을 잡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며 "모양새도 안 좋지 않을까 싶다"고 호소했다.

반면 재판부는 "피고인 측 의견과 같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도 있다"며 "재판부도 피고인의 정치 일정을 고려해 재판기일을 조정하면 분명 특혜란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의 입장은 지정된 대로 (재판을) 할 것"이라며 "(출석 일정을) 맞출지 안 맞출지 강요하는 것은 아닌데 불출석하면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구인장 발부까지는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오는 29일, 4월2일, 4월9일을 향후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 대표는 총선 전날까지도 법정에 출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대장동 재판 출석 전 '대장동 변호사' 서울 서대문갑 김동아 후보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제가 참석하지 않아도 재판은 전혀 지연이 안 되는데 검찰이 이재명이 있어야 한다고 우긴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마포구 아현역을 찾아 4·10 총선 김동아 후보의 출근길 인사를 지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충정로역 인근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을 마친 뒤 아현역으로 향했다고 한다.

도착 후 해당 지역의 현역인 우상호 의원의 소개를 받은 이 대표는 우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중요한 시기인데 재판 가는 길이다"라며 말문을 뗐다.

이 대표는 "우리 검찰이 정치를 하다 보니까 굳이 제가 없어도 되는 재판을 굳이 검찰이 나오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제가 또 할 수 없이 재판 가는 길에 짬이 생겨서 김동아 후보를 지원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곧이어 정부, 여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행정 권력만으로도 이렇게 나라를 2년도 안되는 시간에 정말로 망치다시피 했는데 국회 입법권까지 혹여라도 그들이 장악하게 되면 국회까지 장악해서 법률 개악도 하고 개혁입법도 막고 국정감시도 못하게 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정을 언급하면서는 "(한국이) 정말 잘 살다가 파탄나버린 아르헨티나처럼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잘못된 정치 환경을 우리 손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과거 박근혜 정권의 그 국정농단을 촛불 하나 들고 그 추운 겨울 거리에서 박근혜 국정농단을 시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표가 부족하다. 한 석이 아쉽다"며 "이번에 저희 민주당은 정말로 개혁공천으로 많은 분들이 역량 있고 충실한 의원들이었지만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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