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회로 교구재 ‘MR-10’으로 스템·코딩 교육 대중화

케이엠에스 공동 창업자인 한인석 교수(왼쪽), 김정하 대표.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창의·융합적인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원리를 이해하는 기초교육이 굉장히 약합니다. 기초·원리에 충실한 교육을 실행돼야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 가능해집니다."

4차 산업에 필수적인 초·중·고등학교 스템(STEM) 교육을 위한 전기전자회로 학습용 장치가 국내 기업 (주)케이엠에스에서 처음으로 개발돼 해외로 수출된다.

김정하 (주)케이엠에스 대표는 보급형 전기전자회로 교육 기자재 'MR-10'을 소개하며 "기본적인 원리 학습에 초점이 있다. 전지의 직렬연결과 병렬연결, LED의 연결과 그 밝기, 프로펠러의 회전을 통한 선풍기와 환풍기의 원리, 저항의 직렬 연결과 병렬연결, 축전기와 센서 등에 대한 학습이 MR-10 하나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프로펠러에 전기가 공급되는 과정을 학습하며 드론이 재미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드론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하는 하는 것을 학습하게 한다. 원리를 알면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실어 나르는 경우, 높이 뜨는 경우, 카메라를 장착하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에 최적화된 드론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원리를 알면 단순히 이용하는 소비자가 아닌 개발자이며 생산자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스템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개념으로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약자다.

스템교육은 인공지능, ICT, 빅테이터, 디지털 원리 이해, 로봇, 드론, 의료기기 등의 기초 전기 전자 및 디지털 교육의 필수적인 단계다.

전 세계는 4차 산업 시대에 대비해 스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 전 교육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중국의 초·중·고등학생 사이에서도 스템은 영어 못지않은 필수 교육 과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템교육은 특히 저학년부터 실험 실습을 통한 원리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은 예술을 추가해 '스팀(STEAM)'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창의·융합을 강조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스팀교육은 전문가 집단의 조직적인 협조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필요로 한다.

김정하 박사(45), 한인석 박사(60), 이수영 박사(67) 등 스템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기에 스템교육을 할 수 있는 교구의 개발이 절실하다고 판단, 창업을 결심했다. 

김정하 대표는 경인교육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친후 일본 츠쿠바 대학에서 문부성 파견 교원으로 연수했다. 이화여대에서 수학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스템 교육을 위한 연구원으로 2년간 연구했다. 귀국 후 복직해 교사로 재직하다 2017년 명퇴하고 (주)케이엠에스를 창업했다.

한인석 교수(한양대 화학과·글로벌창업협회 회장)는 미국 유타대학교(재료공학·화공과 교수)에서 스템교육을 위해 다양한 과학 교육기자재를 개발하며 벤처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과학교사 경험이 바탕이 된 MR-10은 한 교수가 2006년 개발한 대학 교구재 MR-200의 초등과 중등교육에 최적화된 보급용 버전이다. MR-200은 세계 최대 교구 개발·유통업체인 패스코(PASCO)에 등재돼 전기전자 기초 교육 및 디지털 교육을 위해 미국의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수영 박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 교수로 바이오세선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바이오센서 연구소에서는 중·고등학생, 대학생, 석·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하고 실험 결과를 논문으로 게재발표하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스템 교육을 위한 교육기자재 제품 개발 및 판매를 목표로 설립된 (주)케이엠에스는 첫 제품으로 보급형 전기전자회로 학습용 장치인 'MR-10'을 개발해 선보였다. 

'MR-10'은 전류가 흐르는 흰 선이 그려진 PCB 소재 회로판에 빛센서, LED, 프로펠러, 스위치 등이 결합된 모듈을 서로 자석 연결자로 연결해 전류가 흐르는 것을 손쉽게 직접 회로를 구성함으로써 눈으로 쉽게 확인하게 한다. 

전류의 세기, 센서원리, 저항 등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MR-10'은 LED와 조도계를 이용해 거리에 따른 빛의 세기의 변화, 또는 전류와 전압, 저항과의 관계를 구체적인 수치화와 그래프를 통해 함수에 이르기까지 학습이 가능하다. 회전체의 구성요소 및 부피에 대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스템교육을 실천해 볼 수 있다.

MR-10 마그네틱보드의 구성.

특히 미국과 한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실험용 및 학습용 전기전자 및 디지털 장치는 원리를 터득하기에는 교구재를 다루기 어렵거나 안전상의 문제로 교육에 어려움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실험용 및 학습용 전기전자장치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판의 단자 구멍에 전자부품을 끼워 넣고 납땜 작업을 해야 했다. 이때 납땜을 위한 전기인두의 고열 때문에 작업자가 화상을 입는 등 안전상에 문제가 따른다.

또한, 한번 납땜을 해 작업된 전자부품은 전자회로의 변경 시에 또 다시 납땜을 통해 제거될 수밖에 없어 많은 불편이 초래됐고 주어진 시간에 다양한 회로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전기 인두를 사용하지 않는 브레드보드는 전자부품의 탈착이 용이한 장점이 있으나 작업자가 원하는 전자회로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전자회로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로 하고 회로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접촉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 단점이 있다.

회로 구성이 간편한 전자회로 학습용 장치인 'MR-10'은 미리 배선이 설치된 금속 보드에 자석으로 구성된 전기·전자부품을 손쉽게 부착해 전자회로를 쉽고 간편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마그네틱보드의 상부 면에는 회로 패턴을 표시하고 회로 패턴이 끊어진 부위마다 연결 블록이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양한 전자 부품을 교체하면서 다양한 회로를 구성할 수 있게 하고 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과 접목해 코딩교육 및 물리교육과 수학교육 등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스팀을 시도하려고 한다.

'MR-10'은 미국과 한국에서 '학습용 디지털 마그네틱 브레드보드 및 전자부품', '회로 구성이 간편한 전자회로 학습용 장치' 등 4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가격은 1세트에 14만원 대다.

김정하 대표는 "국내에 스템 기자재를 만드는 곳은 많지 않으며 직접 교구재를 개발해 특허를 내서 해외에도 수출하는 기업이 매우 적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값싼 중국제 교구재나 일회성에 그치는 교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양질의 교구를 이용해 원리부터 차근차근 학습하도록 하지 못함으로 인해 개발자가 아닌 이용자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석 교수는 "스템이나 코딩같은 교육 서비스 시장은 자동차 시장과 비슷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엄청나다. 가까운 나라인 중국의 경우 스템 교육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고 이 투자에 부응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투자나 육성이 미비하다"며 열악한 국내 스템 교육 현실을 지적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교육서비스 시장 규모는 6조1000억 달러, 에듀테크 시장은 843억 달러로 추정됐다. 이중 빅데이터, 인공지능, ICT 융합을 할 수 있는 신기술 에듀테크 시장은 이중 25%로 2021년 21조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주)케이엠에스는 초·중·고등학교 전기전자 기초 교육 기자재의 세계적 리딩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패스코를 통해 전 세계에 판매하고 각 분야의 해외 교육박람회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또 올해 아두이노(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개발 도구)와 연결한 'MR-10a'도 출시, 미국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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