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연 10조원 규모의 해외송금 시장이 금융권의 새로운 수익 창출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선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들에 힘입어 작년 말 기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해외 송금액 1위 국가로 올라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발주자인 시중은행들은 경쟁력 우위를 지속하기 위해 편의성은 높이고 수수료는 낮추는 방법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에 시중은행을 통해 해외송금을 할 경우에는 여러 단계에서 수수료가 부과됐다. 국내 은행의 외화송금수수료와 중개은행 수수료, 해외 현지 은행에서 송금액을 찾을 때 부담하는 수신수수료가 발생하고 전신료나 환전비용 등이 추가로 부가되는 방식으로 이뤄져 송금 비용이 다중으로 부담됐다.

빈도수가 잦을수록 환전 금액이 클수록 수수료가 컸다. 해외송금 시 거치는 단계가 많아 이체 기간도 3~5일 가량으로 오래 걸렸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간편 송금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해외송금을 위해 이용하던 국제 은행간 결제시스템망인 스위프트망 대신 다른 네트워크나 별도의 망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송금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높였다.

은행권의 해외송금 시장에서도 인터넷은행이 할인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시중은행들이 분주하게 대응하면서 차별성이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계좌 없이도 해외송금”…편의성 높이는 시중은행

KEB하나은행은 간편 해외송금 플랫폼 ‘1Q 트랜스퍼(Transfer)’를 통해 상대방의 계좌번호 없이도 실시간으로 해외로 돈을 보내고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해외 송금이 잦은 중국, 홍콩, 일본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와 유럽∙북미국가로 송금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출금계좌를 등록하면 이용할 수 있다.

수취인이 1Q 트랜스퍼 앱을 사용하면 현지 전화번호만 알아도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송금 문자를 확인하고 원하는 방법을 선택해 돈을 수령할 수 있다. 필리핀의 경우 은행 외에 지정된 송금전문 수취업체와도 시스템 연계 구축을 하고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에서 개인 해외송금이 가장 많은 국가인 중국의 경우 건당 송금 수수료는 5000달러 이하일 경우 5000원, 5000달러 초과 시 7000원이다. 지급수수료는 3달러 가량이고 전신료는 없다. 해외 송금 국가에 따라 현지 수수료는 상이하다. 1회 송금한도는 1만달러다.

한국어 이외에 영어, 인도네시아어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 언어 편의성을 높였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국내 외국인노동자의 접근성이 개선됐다.

KB국민은행은 자체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저렴한 수수료를 선보인 ‘원 아시아’ 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놨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17개국의 120여개 제휴은행으로 해외송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영업점을 방문해 수신인의 해외송금 정보를 등록하면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신인이 해외 송금 시 현지은행에 부담하는 송금 수수료는 면제된다. 전신료 1000원만 내면 수취인이 은행간 자금이체 수수료로 10달러만 내면 된다.

국민은행은 ‘무계좌 해외송금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해외 수취인이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수취인 이름만 알면 365일 24시간 송금할 수 있다.

수취인은 별도의 계좌가 없어도 송금인에게 전달받은 송금번호(PIN-NUMBER)를 이용해 현지 제휴은행 영업점이나, 전당포, 편의점 등에서 송금액을 인출할 수 있다. 국민은행 자체 외화결제 전용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송금시간이 해외제휴기관의 영업시간 이내이면 10분만에 송금 대금을 받을 수 있다. 송금수수료는 면제되고 전신료 5000원이 발생한다.

◆ 수수료 낮추고 전신료 없애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해외 송금 시 수수료 우대와 환율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위비 퀵글로벌송금’을 통해 중국, 홍콩, 일본 등 국가에 있는 우리은행 해외법인이나 영업점 등 해외점포계좌를 통한 실시간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국가로 송금할 때는 거래계좌가 없어도 수취인 이름만 있으면 현지 제휴은행에서 곧바로 돈을 찾도록 할 수 있다. 전신료를 포함한 송금 수수료는 5000원이다. 달러, 엔화 등 주요 통화에 한해 50% 환율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타통화는 30% 환율우대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모바일뱅킹 등을 통해 해외송금 수수료 전액면제, 전신료 인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일 최대 2000달러까지, 240여개국에 한해 계좌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스위프트망 대신 씨티은행 송금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송금 수수료를 낮췄다.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 등 11개국의 경우 해외 송금액이 5000달러 이하일 때 5000원, 5000달러 초과 시 1만원을 송금 수수료로 받는다. 일본, 필리핀 등 3개국은 송금액과 무관하게 건당 8000원의 송금 수수료를 부과한다. 전신료나 중개수수료는 별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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