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임창열 기자] 27일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앞서 북한에서 열린 지난 2차례 정상회담때도 김대중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북한군 의장대의 영접을 받았는데 행사 차이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과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으로 이동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이 이동하는 동안 양쪽에선 호위무사들이 장방형 모양을 이뤘다. 두 정상이 우리의 전통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전통의장대 취타대는 두 정상의 이동 중 남북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아리랑’을 연주했다. 판문점 광장에서 전통의장대 및 국군의장대 사열 행사가 있었다. 국군의장대 사열은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육·해·공군 의장대가 지휘자의 ‘받들어 총’ 구령에 맞춰 총을 비스듬히 위로 세우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의장대 사열이 진행되는 동안 4성곡과 봉안곡이 연주됐다.

판문점 광장은 공간이 협소해 의장대와 군악대, 기수단 등을 포함해 370여명이 참가하는 정식 의장대 사열은 어렵기 때문에 참가인원이 줄었고, 예식도 일부 생략됐다.

이날 전통의장대와 국군의장대 사열에 참가한 인원은 총 300명 규모로 전해졌다. 국기게양과 국가연주, 예포발사 등 정식 의장대 사열 때 실시되는 의전도 없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번 의장대 사열을 약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군의 의장대 사열을 받은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인민군 명예의장대를 사열했다. 당시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발사 등은 없었지만, 의장대와 군악대가 '레드 카펫'을 따라 도열했다.

2007년 10월2일 노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에는 평양시 모란봉구역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환영행사가 열렸다.

노 전 대통령은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분열대에 올라가 육·해·공 인민군을 사열한 후, 북한 당·정·군 고위인사와 인사를 나눴다. 당시에도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은 없었다.

한편 의장대 사열은 정상외교 때 선보이는 대표적인 의전행사다. 의장대 사열은 서양의 중세시대 때 최고지도자가 자국 방문자에게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각국에서 국빈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사열의 형태는 참관자의 급(級)이나 장소 등에 따라 다양하지만 국가원수일 경우 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 예포 발사(21발, 로얄샬루트·Royal Salute) 등이 이뤄진다.  

남측이 300명 규모의 의장대원을 동원한 가운데 의장행사를 한 것은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최고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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