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펄하버-히캄 합동기지에서 북한이 송환한 미군 유해 55구에 대한 공식 봉환식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북한이 미국으로 송환한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 중 상당수가 미군의 피해가 가장 심했던 '장진호 전투' 희생자로 추정됐다.

미국의 소리(VOA)방송과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존 버드 박사는 2일(현지시간)  미군 유해가 도착해 있는 하와이서 가진 화상기자회견을 통해, 유해의 일부는 장진호 인근인 신흥리에서 발굴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북한이 돌려준 유해도 장진호 전투 사망자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켈리 맥키그 DPAA 국장은 같은날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서 송환된 미군 유해를 감식할 인력을 2배로 늘리는 등 신원확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키그 국장은 한국전쟁 전사자의 신원확인 확률이 다른 전투의 전사자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전쟁 전사자의 유가족 DNA는 92% 확보하고 있지만, 베트남전쟁은 87%, 2차세계대전의 경우 4%에 불과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맥키그 국장과 버드 박사는 유해에 대한 DNA 검사와 함께 치아 기록 및 흉부 방사선 검사 기록을 통한 신분확인 절차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의 75%는 흉부 방사선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버드 박사는 유해 신분 확인은 '대규모 대조(mass comparison)' 등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맥키그 국장은 전사자들이 성장해 온 환경과 생전에 섭취해 온 물의 유형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들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드 박사는 북한 신흥리 등 미군기지가 있던 장소나 전투 장소 등도 신분확인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해 박스에 함께 담겨져 온 군화와 단추, 수통, 군복 잔해 등도 신분을 확인하는 데 물적 증거자료로 이용될 수있다는 것이다. 이번 55구의 유해 중 인식표(군번줄)가 함께 확인된 경우는 단 하나 뿐이다.

버드 박사는 "신분을 확인하기까지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는 시간을 두고 유해의 신분을 밝힐 수 있다는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의 군인들보다도 훨씬 많은 미군들이 한국전에 참전했다면서 북한이 송환한 유해들이 미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버드 박사는 "유해들은 상자 속에 충전물과 함께 정성스럽게 포장돼 있었다"면서 북한이 신경을 많이 쓴 것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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