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손선풍기의 전자파를 측정해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상우 기자]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손선풍기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높은 수준의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0일 발표한 '손선풍기 전자파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단체가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서울 시중에서 판매중인 손선풍기 제품 13종을 구매해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바람개비가 있는 손선풍기 12종에서 전자파가 높게 나타났다.

바람개비가 없는 국산 1개 모델은 거리와 무관하게 전자파가 0.3mG(밀리가우스) 수준으로 양호하게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자기기가 없는 상태의 주변 3~4m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0.3mG 이하면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외 12종은 밀착 상태인 1㎝ 거리에서 최저 50mG, 최고 1020mG에 이르는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은 647.6mG에 이르렀다.

밀착 상태에서 전자파 수치가 정부의 전자파 노출 기준(열적 기준)인 833mG를 넘어선 것만 4종에 이르렀으며, 500mG를 넘어선 손선풍기도 6종에 달했다.

측정기와 팬 부분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자파 수치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5㎝, 10㎝를 이격하더라도 전자파 수치가 고압송전선로 인근 거주 어린이들의 백혈병 발병을 높이는 수준인 4mG를 넘어서는 제품이 10종에 달했다.

15㎝ 이상 이격한 경우에야 1종만이 전자파 수치가 7.4mG로 나타났으며 다른 제품군의 경우 4mG 이하로 떨어졌다.

손잡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했을 때에는 바람개비가 없는 국산 1개 모델을 제외한 모든 제품이 4mG를 넘어섰으며, 50mG를 초과하는 제품도 9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안전한 손선풍기 사용을 위해서는 머리와 얼굴로부터 25㎝ 이상 떨어뜨린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어린 아이의 경우 손선풍기를 든 손을 쭉 펴서 사용하고 어른은 손을 약간 구부리고 사용하는 정도의 거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린이와 임산부는 손선풍기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꼭 사용해야 한다면 25㎝ 이상 떨어뜨려 사용하고 시간과 횟수를 줄여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인체밀착형 전기제품의 전자파 발생 실태를 조사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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